구글 개발자·韓 대학·스타트업 함께 연구 …'AI 용광로' 구축
AI 강자 딥마인드와 손잡고
K문샷 프로젝트 본격 '시동'
강남에 600평 연구개발 요람
바이오·기후변화 난제도 해결
역사적 알파고 대국 이후 10년
허사비스 "韓 특별한 파트너"

정부가 알파벳(구글 모회사) 산하 영국의 인공지능(AI) 연구기업 구글 딥마인드와 전방위적 AI 협력에 나선 것은 한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한다는 국가적 의지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결합해 미래 기술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 세계 AI 시장이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기술주권을 확보하고자 국가별 움직임이 두드러진 가운데 정부는 독자적 AI 기반 기초과학 역량을 확보하고 인재 양성과 윤리 표준을 동시에 수립하는 'AI 동맹'을 통해 주도적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파트너로 정부는 구글을 택했다. 오픈AI와 엔비디아를 비롯해 전 세계 AI 시장을 움직이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만남이 한국에 대한 이들 기업의 투자 확대와 비즈니스 연결로 이어졌다면, 이번 구글과의 협력은 AI 3강을 위한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돼 있다. 동력이 돼줄 곳은 딥마인드다. 딥마인드는 구글의 AI 원천 기술을 담당하는 연구 조직이자 2024년 단백질 구조 예측이라는 오랜 난제를 해결한 '알파폴드' 성과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가 이끄는 곳이다. 국내에선 10년 전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 세기의 대결로 익히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알파고 대국 10주년이라는 상징적 시점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지난 10년간 축적된 AI 성과를 혁신 동력으로 전환하고, 국내 AI 생태계 고도화와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은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사람중심AI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6'에서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8개가 채택되며, 미국(50개)과 중국(30개)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주요 선진국보다 한발 앞선 가운데 글로벌 G3 자리를 선점하려는 치열한 국가 간 경쟁 속에서 이번 협력에 거는 정부 기대감이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된다.

◆ 서울에 세계 최초 '구글 AI 캠퍼스'
협력의 전진기지가 될 곳은 올해 구글이 문을 열 'AI 캠퍼스'다. 구글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기존 스타트업 캠퍼스의 역할과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K문샷' 프로젝트와 연계한 기술협력의 장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980㎡(약 600평)에 달하는 이 캠퍼스에서는 딥마인드 연구진을 비롯해 국내 학계와 스타트업 등 AI 플레이어들이 모여 생명과학(바이오), 기상·기후 같은 국가적 난제로 꼽히는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모델 검증과 관련 데이터 활용 등 전방위 협력이 이뤄지게 된다. 특히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속도를 내는 만큼 딥마인드와 함께 AI 바이오 혁신 연구 거점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구글이 AI 캠퍼스를 세우는 것은 한국이 전 세계 최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또한 병행된다. 구글 AI 캠퍼스는 국내 AI 인재들의 글로벌 경험을 쌓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특정 기업이나 기관을 위한 지원이 아닌 연구자와 기술인이 다각도로 AI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을 이어가겠다"며 "K문샷에서 시작된 협력은 시장 의견을 반영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AI 안전연구소와 연계해 안전성 프레임워크와 모델 안전장치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기술 진보에 발맞춰 중요성이 커진 윤리적·제도적 '방어선' 구축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 삼성·SK 등 만나 파트너십 확대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0년 전 알파고가 AI 시대의 막을 열었다면, 이제는 AI가 과학기술의 난제를 풀고 국민 삶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AI 허브로 도약하고 인류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딥마인드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현대 AI 시대의 시작점이 된 역사적인 알파고 대국 이후 한국은 구글에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 됐다"며 "구글은 바이오 혁신과 기상 예측 분야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한편 AI가 책임감 있게 발전하도록 돕는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일에도 파트너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특히 반도체부터 로보틱스 등 탄탄한 기술 기반을 갖췄다"며 "방한 기간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보스턴다이내믹스, LG전자 등 한국 주요 기업과 미팅을 하며 AI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 기관은 협약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분기별 영상 회의와 매년 대면 회의를 열고 세부 협력 과제와 추진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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