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상가 3억→3천만원 낙찰 … 빌라·오피스텔도 패닉
상가는 지역 안가리고 직격탄
올 1~4월 경매 전년比 42%↑
경기→서울까지 줄줄이 공실
빌라·공장 경매 쏟아지지만
유찰 거듭되며 주인찾기 난항

서울 종로구의 한 주상복합 상가(전용면적 26㎡)는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감정가의 9.4%에 불과한 3000만원에 낙찰됐다. 무려 11번이나 유찰된 끝에 감정가격(3억원) 대비 10분의 1 가격에 겨우 매각됐다.
올해 1분기 부동산 경매 신청 물건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경매 물건이 양적으로도 많지만 비아파트, 토지, 상가까지 부동산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으로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모두 포함된다. 상가와 공장 등 '아랫목' 경기를 보여주는 부동산 자산의 경매도 급증했다.
우선 상업·업무시설의 경매 물건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에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급변하면서 공실이 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큰 타격을 받은 탓이다. 법원 경매 정보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전국 업무·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8252건으로 경매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적으로도 업무·상업시설 경매는 2만88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327건)보다 41.9% 증가했다. 2022년 같은 기간(6108건)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상가 경매 성적표는 처참하다. 올해 1~4월 서울 지역 상가 경매 신청은 1109건을 기록했다. 2022년 같은 기간(259건)과 비교하면 4.3배 늘었다. 경매 낙찰가율은 올해 내내 60~70%를 오가고 있다. 개별 상가로 보면 낙찰가율이 10%를 밑도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이다.
지식산업센터 역시 경매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올해 1~4월 경매 물건이 323건을 기록해 작년 동기(68건)보다 4.8배 늘어났음에도 낙찰가율은 52%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까지만 해도 서울 지식산업센터 경매 낙찰가율은 60%대를 넘어섰다.
공업시설 역시 경매 진행 건수 증가세가 가파르다. 올해 1~4월 전국 공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4113건으로 1년 만에 2배가량 급증했다. 전국 토지 경매 진행 건수도 지난해 1~4월 2만5807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만8809건으로 11.6% 늘었다.
주거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올 1~4월 전국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4만2196건으로 전년 동기(3만2132건) 대비 31.3% 늘었다. 이달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만2426건으로 2006년 12월(1만2554건) 이후 19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립·다세대(빌라) 등 비아파트를 경매 진행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올해 1~4월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경매 진행 건수는 6987건으로 아파트(587건) 대비 10배 이상이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을 뒤흔들었던 전세사기 사태의 여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수도권과 규제 지역 아파트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경매로 나오는 부동산 자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은 상가·오피스 등 비주택 임대 사업을 위한 아파트담보대출도 다주택자인 경우 연장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경로'를 차단하려는 목적의 조치로 해석되지만,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산의 부실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2021년 금리 인상 이후 실물 경기 회복 등 전환점이 없었던 데다 최근 금리 인하 속도도 더뎌 경매 물건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는 등 경기 전망도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이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일부 인기 아파트에만 수요가 몰리는 등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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