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을 앞세운 공동체, 남은 사람과 떠난 사람들

최승현 2026. 4.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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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대표적 비제도권 신앙 공동체에 생긴 일

[뉴스앤조이-최승현·엄태빈 기자] 2007년 태동한 한 기독교 공동체가 있다. 한국교회가 번영신학과 기복주의 신앙에 매몰돼 있을 때, 이명박이 '성공한 기독교인'의 표상일 때, 정반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찬양의 열기, 선교의 기쁨, 복음의 정수를 갈구했음에도 기존 교회에서 그러한 기쁨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청년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는 곳이었다.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지성인이자 학자·목사로 인정받았던 한 교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공동체를 이끈 Y 목사는 설교와 강의를 통해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했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만을 가르치는 교회에서 벗어나고 싶은, 진짜 하나님나라 정신이 무엇인지 씨름하던 청년들에게 "불을 지르는" 존재였다. 삶을 전적으로 투사할 가치를 느낀 청년들이, 어느 교단에도 속하지 않은 이 공동체로 속속 모여들었다.

단순한 교회가 아니었다. 초대교회의 원형까지는 아니었어도, 이들은 한 지역에서 마을 공동체를 이루며 살면서 삶과 신앙, 배움을 공유했다. 자체 대안 학교를 만들어 자녀들을 가르쳤고, 농사를 지어 땀을 흘리며 노동을 실천했다. 교계 여러 기관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삶을 하나님나라 그 자체에 투사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 공동체는, 그렇게 복음주의 진영의 대표적 비제도권 공동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어느덧 창립 20주년을 앞둔 공동체의 현재는 어떨까. 외견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은 여전히 단단하게 결속돼 있다. 공동체를 이끌었던 Y 목사도 여전히 교계 여러 교회에서 강연을 하며 '명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다. 공동체를 떠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는 걸. 각자가 처한 환경도 달랐고 떠난 시점도 달랐지만 이유는 하나로 모였다. 공동체를 설립한 Y 목사의 아내이자 현재 공동체의 대표 목회자, 영적 리더. X였다.

떠난 리더, 돌아온 리더

공동체는 2019년 말 갑자기 큰 사건을 겪었다. X가 공동체를 떠난다는 소식이었다. X는 이혼을 하려 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세한 사유는 알리지 않은 채 공동체를 떠났다. 

구성원들이 이혼을 정죄한 건 아니지만, 공동체의 대표 목회자가 갑자기 이혼한다는 사실을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필요했다. 이혼인지 일시적 별거인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혼란스러웠지만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하니, 그리고 개인 문제이니 어쩔 도리는 없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두 사람은 단순히 별거를 한 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이혼 절차를 모두 마쳤다.

X가 떠난 후, 공동체는 어려움을 겪었다.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고, 몇몇은 공동체를 떠나기도 했다. Y 목사가 남아서 공동체를 수습하려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22년 초까지, 계속해서 갈등이 벌어졌다. 혼란이 지속되자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다시 X를 떠올렸다. 자의와 타의가 결합해 X는 공동체로 돌아왔다. 

지난 2년간 공동체가 혼란에 빠진 책임은 자연스럽게 Y 목사에게 돌아갔다. 사람들의 해석은 엇갈렸다. 일부 탈퇴자는 X가 Y 목사를 '숙청'했다고 생각했다. Y 목사가 가졌던 목회자로서의 권한을 모두 박탈시키고 지체 중 한 사람으로 '격하'시켰다는 것이다. 반면 X가 공동체 내부 관리를 도맡고, Y 목사는 강의 등 외부 활동에 집중하는 식으로 권한을 나누었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공동체 리더 역할을 X가 맡았다는 건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었다.

공동체는 돌아온 X를 반겼다. X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떠난 사람 일부가 공동체에 복귀하기도 했다. 나간 사람들이 돌아온 사건은 "X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의 열매고 뜻"이었다고 믿었으며 "공동체가 지쳐 가는 상황에서 단비와도 같은 사건"이라고 당시 구성원들은 회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진되는 사람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 당시를 숨 막히는 시간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나님의 뜻"을 내세워 개개인의 삶을 과도하게 통제하고, 납득되지 않는 성경 해석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공동체를 뒤집은 '코로나 종식 사건'

2022년 여름 발생한 '코로나 종식 선포 사건'이 도화선이었다. 2년째 끝나지 않던 코로나19는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여섯 번째 대유행을 일으키며 모두를 지치게 했다. 일일 확진자가 최대 18만 명에 이르는 등 심각하던 그 상황에서, 공동체는 2022년 8월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으로 여름 수련회를 갔다. 

X는 이때 놀라운 선포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정성을 다해 뜻을 보이면 하나님이 코로나를 멈추게 하실 것이라는 말이었고, 곧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돌이키며 회개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X는 모인 구성원들에게 "마스크를 벗자"고 했다. 

사람들은 당황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수많은 목사가 '코로나 심판론·저주론'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아 왔기 때문이었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극에 달하던 시기이기는 했지만, 희망과 진단은 다르다. 2022년 9월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끝이 보인다고 끝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할 만큼 팬데믹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2023년 1월 코로나 재유행으로 한 달 만에 확진자가 급증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이 대유행으로 누적 확진자가 인구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종식은 쉽게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구성원들은 X의 제안에 응답했다. 이견도 존재했고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이 선포를 X 개인의 선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일 거라고,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X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른 것이 아니라, 주체적 개인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메시지를 수용하고 소화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느꼈다. 코로나 종식은 이미 온 미래였다. 모두가 마스크를 벗었다.
ChatGPT AI로 생성
선포가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코로나 종식을 선포한 지 43일 만에 공동체 구성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X도 나흘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X는 이를 자신의 실수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 사건을 "공동체 전체를 향한 경고"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놀라운 사건은 아니라고 했다. 공동체 때문이었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신에 이렇게 썼다. 

"여전히, 아니 그 많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너무도 당당하게 잘못을 반복하거나 완악한 마음으로 꼿꼿한 상태로 혹은 다시 뒷걸음질치는 현실들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코로나 종식이라는 언약을 지켜 주시기 위해 다른 계기들로 계속해서 경계하고 계셨습니다. 수련회 이후에도 코로나와 같은 상황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코로나 종식을 뒤엎으시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OO이(최초 확진자)의 잘못도, 하나님이 못 믿을 분임도, 저의 선포가 잘못되어서도 아니라, 그토록이나 은혜를 베풀었거만 수많은 이적을 보여 주었건만, 완악함을 고집하고 있는 마음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X는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기도 제목을 주고 회개를 명했다. 이 서신에서 X는 그해 10월 29일에 발생한 두 개의 큰 사건, 괴산에서 일어난 규모 4.1 지진과 이태원 참사를 "하나님의 큰 음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사건들과 자신의 코로나 확진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회개해야 할 사유였다. 누가? 공동체 전체가. X는 11가지 기도 제목을 제시했다. "잘못을 하고도 절대 스스로 돌아보지 않는 마음",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기만 하면 모든 고백과 감사, 감격과 소중한 관계·신뢰를 한순간에 내동댕이쳐 버리고 하나님과 공동체를 힘겨워하는 마음과 행실" 등이었다. 마지막 회개 주제는 "이 모든 글을 자신과 무관하게 읽고 있는 마음"이었다. 

코로나 종식 선포 직후부터 1년 넘는 시차를 두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종식 사건' 이후 공동체를 떠난 사람의 수는 30명을 넘는다. 일가족이 함께 공동체를 나온 경우도 있었지만, 배우자와 자녀를 두고 홀로 나온 사례도 여럿 있었다. 표면적 이유는 다양했지만 대부분은 "직통 계시적 성격의 성경 해석과 심리적 통제가 사람들을 극도로 버겁게 한" 것 때문이라고, 비교적 최근 공동체를 떠나온 전 멤버는 <뉴스앤조이>에 말했다.

A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코로나 종식 선포'가 옳은지 그른지를 두고 벌어진 토론 과정에서 실망감과 무기력감을 느꼈다. A가 생각하기에, 코로나가 하나님의 경고라면 그것은 기후 위기와 세계적 불평등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돌이키는 계기여야 했다. 그러나 공동체는 "하나님의 뜻"을 내세우면서도 오로지 자신의 죄를 고백하라고 다그치고 통제하는 듯했다. 그는 이 분위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이에 호응하는 지체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X에게 편지를 썼다.

"하나님의 뜻에 붙들린 존재는 하나님의 뜻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문자와 자연 그리고 역사 앞에 끊임없이 하나님의 뜻 앞에 자신을 돌아보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지체들이 코로나 대응과 관련 하나님의 뜻을 강조하고 하나님의 뜻으로 말씀을 인용할 때 저는 하나님의 뜻의 과잉을 느꼈습니다. 지난 시간 기도 모임에서 저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는 남김없이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하나님의 뜻'을 들었지만 참으로 공허하고 무력하게 느껴졌습니다."

공동체를 떠나겠다는 마음으로 쓴 편지는 수용되지 않았다. 공동체 전 구성원이 모인 자리에서 토론이 열렸다. 안건은 A의 탈퇴. 토론이 아니라 재판에 가까웠다고 A는 회상했다. 구성원들도 그의 말을 의아해하고 뜬금없다고만 여겼다. 당시 자리에 있었던 다른 전 공동체 멤버는 "A가 나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지만, 결국은 (공동체에서는) A에 대한 비판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는 결국 가족과 함께 공동체를 나왔다.

사람들이 하나둘 계속해서 공동체를 떠나던 그 상황에서, 새로운 '사건'이 공동체에 찾아왔다.

범상치 않은 X의 고백 프로필 문구

2024년 6월, 이제는 전 멤버가 된 A는 회사 공용 휴대전화를 쓰다 이상한 걸 목격했다. 카카오톡에 뜬 X의 프로필 문구였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문구가 바뀌었고, 내용이 범상치 않았다. 연애 편지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오늘 나랑 결혼해요"

"반지는 다시 안 사려고. 자기가 끼워 줄 때까지 기다릴게"

"지금 하고 싶은 거 자기와 연애하고 사랑하는 것"

"하나님은 언제나 자기에게로 내가 나가게 하셨어"

"그와의 사랑이 이뤄지게 해 주세요 (중략) 소망의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처음에는 X가 누구에게 이러한 편지를 보내는지 알 수 없었다. 이혼한 전 남편 Y 목사일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황상 공동체 내부 구성원 중 한 명을 지칭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일치하는 대상은 딱 한 명이었다. 중학생 때 공동체에 들어와 10여 년을 함께 지낸, 자신이 공동체 대안 학교에서 가르쳤던, 자신의 자녀와 동갑내기 20대 중반 청년. Z였다. 
X가 자신의 카카오톡 멀티 프로필에 올렸던 메시지 중 일부. ChatGPT AI로 재구성

그간 X의 이혼과 공동체 이탈, 복귀 등이 이 사건과 연결되자 그간 품었던 의문이 풀리는 듯했다. A는 X의 이혼 사유가 Z에 대한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X가 공동체를 떠난 시점, 즉 2019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2년여간 공동체를 떠나 있던 기간도 Z가 병역 복무로 공동체를 떠났던 시점과 맞아떨어졌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적립하는 기금에서 1억 원을 보증금으로 빼어, Z 혼자만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 것도 그랬다. X는 "청년들의 거주 공간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공동체가 오래전부터 논의해 온 것이었고 우연찮게 그 첫 사례가 Z였으며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Z와 함께 살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맥락과 결합하면 그것도 다르게 보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상태 메시지를 본 건 A뿐만이 아니었다. 이전에 공동체를 떠났던 사람들도 X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업데이트되는 예사롭지 않은 문구들을 보고 있었다. 대상이 누군지는 알 수 없었기에 일부는 Y 목사와 재결합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그래도 공동체 리더인데 X와 Y 목사가 재결합하는 게 좋지 않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어른들과 달리, 공동체를 떠난 가족의 자녀들 즉 Z와 또래인 세대들은 이 메시지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평소 공동체가 운영하는 대안 학교에서 X와 교사들에게 수업을 들으면서, 자녀들은 X가 Z를 특별 대우한다는 생각을 해 왔기 때문이었다. X는 대안 학교의 교장이기도 했다. Z가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고 하자 갑자기 수업이 개설된다거나 하는 등, 사사로워 보여서 별달리 입 밖에 낼 만한 문제가 못 된다고 생각했던 자녀들의 기억이 프로필 문구와 결합되니 분명해 보였다. 

A는 이 문제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25년 6월, 공동체 중간 리더들에게 메시지 내용 일부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여성 리더의 감정 표현은 최근 몇 개월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되어 온 정서 흐름의 연장선으로 판단되며, 청년이 미성년자였던 시절부터 이미 정서적 투사와 관심 표현이 축적되어 온 정황이 확인됩니다. 정서적 경계가 장기간에 걸쳐 침해되어 왔음을 암시합니다."

"보고서는 특정 개인을 공격하거나 폭로하려는 목적이 아닌, 청년 본인의 정서적 안전과 공동체의 윤리적 신뢰를 지키기 위한 회복적 요청서입니다. 이 보고서를 신중히 읽어 주시고 공동체 내부에서 조용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대화와 판단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후 사건의 내막을 아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중에는 Z의 아버지도 있었다. 복음주의 진영에서 왕성하게 활동해 온 사람이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아들을 공동체에 보내 살게 했다. 처음에는 X도, 아들도 별 문제없는 듯이 얘기를 하기에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알게 된 후에, 즉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난 후에 아버지는 충격을 받았다.

Z의 아버지는 X를 두 차례 만나고 정리한 사건 일지에 이렇게 썼다. "남편(Y 목사)과 이혼도 Z 사랑 때문이라고 처음 밝혔다.", "A가 (다른 사람과) 공모하여 공동체를 공격하려는 정황이 보이니 고소하겠다." 아버지는 "원인 제공자가 너무 당당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버지는 이 사건을 이렇게 평가했다. "자신이 가르쳐 온 학생에 대해 교사이자 대표의 직위를 이용한 스토킹 범죄. 공동체는 스스로 자정할 의지와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의 운영 관행을 봐도 이들이 문제를 풀 능력과 의지, 자격이 있는지 매우 의심된다."

그러나 공동체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공동체는 긴 시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개인의 내밀한 감정 영역이므로 지켜 주는 게 맞다"며 공동체는 X를 신뢰하기로 결정했다. Z도 X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공동체를 나오라는 부모의 요청을 뿌리치고 잔류를 선택했다. Z의 아버지는 X에게 심각한 영적·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아들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외부에서 이 문제를 더 이례적으로 보이게 한 것은 Y 목사의 복귀였다. 그간 바깥에서 나가 따로 생활하던 Y 목사는 2025년 말 공동체에 복귀했다. 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개인이 일기장 같은 곳에 자신의 감정을 쓴 것이다. 피해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걸 가지고 목회를 할 수 있다 없다를 뭘로 판단하나."

무오류적 존재, 그리고 하나님의 뜻

A를 비롯해 공동체를 탈퇴한 이들은 이 문제를 X의 추문이 드러난 일회성 사건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역설적으로 현재 공동체가 얼마나 신학적으로 위험한 상태인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징후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전제는 "X는 늘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무오류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전 멤버들은 X가 "나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것 같다", "나는 이제 모르는 게 없는 것 같다", "이제 하나님 앞에서 다 알게 된 것 같다", "신학에 관해서는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이러한 존재 앞에서 토론은 사실상 동의로 수렴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적 리더로서의 실수와는 다르다. 몇 년 전 공동체를 나온 전 핵심 멤버 B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스로가 무오류의 사람이다. 말로는 자기도 실수할 수 있다고 항상 얘기를 한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실수는 쇼핑몰에서 물건 잘못 주문한 정도를 얘기하는 거다. 신앙적인 부분에서는 실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종식 선포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X는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수시로 강조했다. 이 점이 구성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메커니즘은 대개 이렇게 작동했다. 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마땅하다 ② 나는 지금 X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③ 이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은 X의 지시가 아니라 나의 자발적·자주적 동의, 그리고 토론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한 공동체에 의해 진행된 것이다 ④ 그러므로 설령 그것이 X의 뜻과 일치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돌이켜 보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가스라이팅' 과정이었다고, 탈퇴자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4번에서 걸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공동체 각 멤버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뜻'과 X의 의지는 늘상 같을 수 없다. 그때 지체라면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B는 이 지점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앓다가 공동체를 나왔다. "내가 괴로웠던 건, 하나님의 뜻보다 X의 뜻이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하나님의 뜻을 세밀하게 찾아가려 하는데, 하나님의 뜻을 찾다 보면 X가 기분 나쁠 수 있는 경우도 있지 않나. X가 하나님의 대리자도 아닌데."
A가 공동체를 떠나며 X에게 남긴 편지 중 일부. ChatGPT AI로 재구성

X가 이혼하기 전, 공동체를 뒤흔든 사건이 하나 있었다. 공동체 핵심 멤버의 이혼이었다. X와 공동체는 아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내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국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이 되었고, 공동체에서 제명당했다. 남편은 공동체에 남았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교회개혁실천연대와 복음주의 교계 원로들이 사건에 개입했지만, 공동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X가 개혁연대에 보내온 답변에는 이러한 표현이 있다. "남편과 공동체는 모든 순간과 판단에 있어 끊임없이 하나님의 뜻을 물으려 했습니다." 이런 말도 있다. "OO(아내)이 하나님의 회중을 떠나는 결정을 우리가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OO을 향한 하나님의 마지막 은총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당시 이 상황을 목도한 복음주의 원로들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이 정도 지적을 하면 잘못을 인정할 법도 하고, 진심이든 도의적이든 한번 돌아보겠다는 얘기를 할 법도 한데 "하나님의 뜻대로 했으니 문제가 없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내보냈다"는 식의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원로들은 "매우 주관적이고, 신비주의적이며, 리더십의 신앙적 판단에 과도하게 절대성을 부여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공동체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반대 의견이 없어질 때까지" 토론하는 숙의형 민주주의

그렇다면 공동체 구성원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의사를 하나로 모을까. 탈퇴자들은 이 같은 과정이 '숙의 민주주의'라는 형식으로 완성된다고 공통되게 진술했다. 숙의 민주주의란 모두가 말할 수 있고, 모두가 토론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형식을 통해 끝까지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회의는 밤샘 토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X도 기자에게 숙의 민주주의를 소개했다. "단연코 가스라이팅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근거였다. 이는 특정인의 의사가 절대화하지 않게 하는 장치로서, 의문이 있으면 장시간 끊임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X는 소개했다. "반대되는 의견이나 다른 의견들이 있을 때 끝까지 듣는다. 경청을 하고 그 다음에 그 부분에 있어서 해소가 다 될 때까지 결정을 유보한다. 억지로 결론 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숙의형 민주주의 구조야말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소진하게 하는 구조였다고, 나온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트릭'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두가 평등한 정보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며, 공동체 핵심 멤버들에게는 더 많은 정보가 전달된다는 것.

핵심 멤버들은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하기도 하는데, 이는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작업이라고 했다. 나온 사람들이 이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 스스로가 '핵심 멤버'로서 이 과정에 동참해 본 경험이 있어서였다. 교사를 지냈던 전 멤버 C의 말이다. "목사의 권위보다 X의 권위가 훨씬 더 크다. 중요한 이야기는 한두 명에게 미리 해 놓는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전체 회의를 할 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 놀라서 뭔가를 묻기보다 그걸 옹호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있기 쉽다."

토론을 하다 보면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 의견을 "끝까지 듣는" 절차는 사람들을 위축시켰다. 반대가 관철되지 않고 X의 뜻이 관철되는, 결국 '답정너'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가족과 함께 공동체를 나온 D의 말도 같다. "문제를 제기하면 신학 공부를 하지 않은 공동체 리더(X)에 대한 도전처럼 받아들여졌다." D는 이름만 민주주의지 실상은 북한의 인민재판, 생활총화 같은 느낌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모두가 있는 상황에서 자기 검열, 비판을 하고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게끔 한다. 공산당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하는 그것과 굉장히 유사하다." 

역시 전 핵심 멤버였던, E의 말이다. "숙의 민주주의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정말 자유롭게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면 곧바로 '그 질문에 책임질 수 있느냐'라는 말이 돌아온다. 네가 그걸 알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거다."

'멀티 프로필 사건'에 대한 입장은 어떨까. X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신이 쓴 상태 메시지 캡처본을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지체들도) 어떤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다 전달이 됐다. 다만 그 캡처 내용 자체는 '이것은 개인의 내밀한 부분이고 자기 개인 톡에 올린 것이니 이건 우리가 보지 않고 지켜 주는 게 필요하다'고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X에 따르면, '숙의 민주주의' 모델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구성원들은 X를 신뢰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코로나 종식 선포' 사건 이후 많은 사람이 공동체를 떠났다. 사유는 달랐지만 "하나님의 뜻"을 찾으라는 요구가 버거웠다는 데는 대부분 일치했다. ChatGPT AI로 생성. 

열이면 열 나간 사람 사유 다 설명할 수 있다는 X
"가스라이팅이란 말은 명백히 부당한 공격"

취재를 시작한 후 <뉴스앤조이>는 X의 입장을 여러 차례 들었다. X는 일련의 모든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당당했고, 오히려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허황된 것임을, 그들이 악의를 품고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X는 공동체 구성원들에게처럼 기자에게도 끊임없이 설명하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가스라이팅했다거나 심리를 조종했다는 건 명백히 부당한 공격이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단순히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사람이 공동체를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나간 사람들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혐의를 제기하는 것조차 부당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만일 떠난 가정 열 곳에 대한 사연을 다 얘기해도 그것은 당신 또는 당신의 가스라이팅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어서 나갔다고 해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질문에 X는 이렇게 답했다. "당연하죠. 가스라이팅 한 적 없다. 나는 내 의견을 폭력적으로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걸 싫어한다. 그렇게 불의하게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공격이 저한테는 얼마나 억울하겠나."

X가 보기에 모든 문제는 떠난 이들에게 있다. 기자가 한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질문했다. D 가족이 공동체를 떠날 때, D의 아들은 군 복무 중이었다. X는 군에 있는 D의 아들에게 너희 가족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울고 따졌다. 아들은 이 사태에 너무 힘들어해 정서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의병제대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증언했다. X에게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곧바로 "그 친구는 정신적으로 원래 힘들어했던 친구"였다는 답이 돌아왔다. 추후 보내온 입장문에서 X는 "아이들이 부모로 인해 힘겨워했고, 그런 아이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아버지의 책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도록 애썼던 목회자의 노력을 모두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멀티 프로필 사건'에서도 자신의 잘못은 없었다. 실수라면 멀티 프로필 기능을 잘못 이해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글을 게시했다는 점. 그는 이것이 일기장에 적는 것처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Z가 볼 수 있게 조치했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다. "마음이 있으면 볼 것이고 마음이 없으면 안 볼 테니까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정식으로 뭔가를 해 보려고 한 적은 없다."

3시간의 대화, 5시간의 통화 후 그는 <뉴스앤조이>가 편향된 취재를 하고 있다면서 '추가 입장문'을 보내 왔다. 공동체를 탈퇴한 몇몇이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기 위해 공모하고, 허위 주장과 조작된 자료·진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례로 그는 Z에 대한 사랑 메시지를 캡처하고 제보한 A를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X는 A가 경찰에서 거짓 진술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며, 제보자들이 채팅 메시지 등을 조작할 수 있으니 반드시 교차 검증하라고 요구했다. 입장문은 한글 문서 16장, 2만 1000자 분량이었다. 

"그들은 X가 크나큰 문제가 될 거리에 걸렸다 생각되어, 문제 삼고 목회를 그만두게 할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X는 그 모든 과정에서 공의와 정도를 지켰고 신실히 모든 결정과 도리를 다했습니다. 저는 어떤 과정에서든 절차와 공의를 철저히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제가 그렇게 해왔던 노력을 간과했습니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너무 빠른 판단에 신중을 기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의 모든 주장이 좌절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은 저의 진실도 공동체의 진실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들은 그간 교회에서 목회적으로 권면받았던 바들을 결국 수용하지 않은 잘못을 지금 이렇게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의 도리를 저버리고 거짓과 왜곡을 가해 공적 언론의 장을 심각하게 흐리고 있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X는 <뉴스앤조이>가 무리한 취재를 벌였다며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입장문에서 그는 총 5번의 사과를 요구했다. 자신이 D의 아들로부터 일방적으로 봉변을 당한 사건을 '다툼이 있었느냐'고 물어본 것은 2차 가해이므로 사과하라. 주장에 대한 검증 없이 선입견을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뉴스앤조이>가 교회와 교회 리더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하라. 공동체가 심사숙고해 진행한, Z에 대한 공동체 기금 보증금 지원 사업을 사사롭게 여기고 질문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라. 이러한 취재 방식과 인터뷰가 얼마나 불의한 언론의 처사인가를 인지하라. 탈퇴자 주장을 철저히 규명하려 노력하지 않고, 그 원인을 본인에게 찾아보라고 하는 것이 언론으로서 얼마나 도를 넘은 접근인지를 유념하라.  

이제는 전 남편이 된 Y 목사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Y 목사는 4월 2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X가 16쪽 분량의 입장문을 보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며칠 전 X가 공동체 구성원에게 모두 회람을 시켰다며, 이것은 "공동체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Y 목사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사적인 감정을 일기장 같은 곳에 썼다. 그걸 가지고 그 사람이 목회를 할 수 있다 없다를 판단할 수 있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 사건의 유일한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이혼당한 나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어쨌건 그러한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교회마다 교인이 많이 줄었다. 공동체에서 나간 숫자는 일반 교회의 교인 수 감소에 비해서는 많지 않다. 리더십 때문에 교인들이 나갔다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나온 사람들의 바람
"공동체에서 다 빼내고 싶다"

X는 떠난 사람들이 공모해서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멀티 프로필 사진을 빌미로 사전 모의하고, 고소당한 A의 소송비용을 마련하는 등 탈퇴자들이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스앤조이>가 교차 검증한 결과, 떠난 사람들은 서로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인위적으로 증언을 하나로 모으려 하지도 않았다. 1년에 한 차례 밥 먹는 모임을 여는 사람들도 있긴 했으나 제한적이었다. 대부분은 자신보다 이전에 나간 사람들을 '비난'하는 데 가담했던 전력 때문에,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섣불리 연락하기를 꺼렸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는 두 가지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소송비용도 지원된 적 없었다. A는 변호사 없이 홀로 나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일부는 정신과 상담과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으며, 전 삶을 투사한 공동체에서의 실패했던 경험을 회상하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X의 주장과 달리, 누군가 과거 기억을 집단 왜곡하거나 증언을 조직적으로 조율한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공동체를 나온 사람들은 안에 있는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20년 전 설립 초기의 열정과 희열을 기억했던 사람들은 구성원들을 그리워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공동체를 나왔으면 한다는 것. E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 제 잘못 같아요. 내가 거기에서 그 체제를 안정시켰고, 나가려던 아이들을 많이 붙잡았고, 똑같은 방법으로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하는 데 기여를 했기 때문이고요. 다 똑같은 잘못 저지른 거죠. X를 욕하고 싶지는 않아요. 나를 내보낸 사람들도 욕하고 싶지 않아요. 밉다면 미운데, 그냥 나와서 서로 미안하다고 하면 되잖아요. 다만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을 뿐이에요. 특히 아이들."

최승현 shchoi@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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