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약점에 대면시키는 것…‘직면’ 필수불가결한 고통이 있다면?

수의사의 말은 노견 케어 방법에 대한 조언으로 이어졌다. 여러 개의 예방 접종을 선택적으로 줄이기, 간간이 호흡 수 체크하기, 체온 보호하기 등등. 5분은 족히 되었을 그 시간 동안 의사의 눈과 말을 피할 수 없었듯, 앞으로 나의 반려견은 점점 나이들 것이고 ‘그것을 나는 끝내 목도’하게 된다는 사실은 역시 피할 수 없는 거다.
‘직면(confrontation)’. 곧을 직(直), 얼굴 면(面)이라 하여 문제를 똑바로 보게 한다는 뜻이다. 심리학에서는 ‘어려웠던 상황, 현실, 불일치, 모순된 상황 등에 직접적으로 대면시키는 행위’, 쉽게 말해 ‘약점에 대면시키는 것’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특히 상담에서 직면은 매우 중요한 기법 중 하나로, 주로 다음 같은 경우에 활용된다(-Corey, 1990).
첫째, 스스로 깨닫지 못하지만 말이나 행동에 불일치가 클 때(ex: 늘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고 투덜대는데 알고 보니 지각, 업무 실수가 잦은 직장인), 둘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할 때(ex: 상대는 그냥 못 본 것뿐인데 자신을 보고도 외면했다고 받아들임), 셋째, 어떤 주제를 회피할 때(ex: 연인의 폭력적 성향을 사랑이라 믿고 외면함). 이럴 때 직면은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면서 자신 또는 세상에 대한 왜곡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가 달이 될 순 없듯, 참이 거짓이 될 순 없듯, 결국 우린 언젠간 진실 앞에 마주서게 된다. 그리고 선택해야 한다. 받아들이고 해결하여 홀가분하게 앞으로 나아가거나, 내 것이 아니라고 피하면서 내내 심연 속에서 불안해하거나.
그날 이후 필자는, 종종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내 강아지의 미끈하고 따뜻한 몸뚱어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천천히 눈을 감곤 한다. 그리곤 이 녀석의 호흡 수를 체크한다. 하나, 둘, 셋…. 그렇게 의사가 말한 안정적인 호흡 수가 체크되면, 괜히 이름도 불러보고 뽀뽀도 하며 사랑을 전해보는 거다.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7호(26.04.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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