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ESS ‘동반 회복’···복수 생산능력 갖춘 LG엔솔 기대감
폴란드 거점 기반 EV·ESS 투트랙 대응···EU 산업정책도 변수
캐즘 지나던 유럽 전기차 시장, 중동 리스크 속 반등 조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축으로 한 유럽 배터리 시장이 동반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어졌던 '캐즘' 국면이 완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맞물리며 ESS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는 것이다. 수요 축이 전기차 단일 시장에서 ESS까지 확장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두 시장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유럽 내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전기차와 ESS를 함께 공략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 시장의 기대가 쏠리는 배경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란 갈등 고조 등 중동 리스크로 에너지 안보와 유가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이하 ESS)를 둘러싼 수요 환경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고유가 국면에서는 전기차의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고,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는 전력 수급 안정성을 보완하는 ESS 수요가 동반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와 관련해선 유럽 주요국의 정책 기조 역시 변화 신호로 읽힌다. 프랑스는 전기차 확대 프로그램을 재정비했고 독일 정부도 2029년까지 30억 유로(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지원책을 추진하며 수요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를 겪었지만 에너지 비용 상승과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리면서 전동화 흐름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SS 시장도 이미 회복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ESS 신규 설치량은 1년 전인 지난해 3월대비 99.8% 증가한 4.3GWh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5GWh 수준에 그쳐 유럽이 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중동 리스크로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ESS가 전력망 안정화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량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보완하는 ESS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산업가속화법(IAA)도 시장 판도를 바꿀 변수로 꼽힌다. 이 법안은 유럽 제조업 전반에서 역내 생산을 강화하고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럽 내 중국 배터리 기업의 유럽 내 입지가 일부 축소되고, 역내 원자재 및 공급망 요건이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과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시장의 주요 수혜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회사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86GWh 수준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를 모두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쟁사들이 전기차용 배터리에 보다 집중된 전략을 펼치는 것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와 ESS를 동시에 대응하는 양대축 활용 전략이 가능하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경우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활용하고,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면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해 대응하는 유연한 생산 구조다.
실제 LG에너지솔류션은 유럽 ESS 시장 대응을 위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전환해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의 ESS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유럽 OEM(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ESS와 신사업 비중을 현재 약 20% 수준에서 향후 40% 중반까지 확대해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사업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ESS가 올해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전기차 부문에서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ESS용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 시장 가동률 회복 및 원통형 출하량 증가 추세로 하반기 개선 방향성은 유효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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