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반전 노리는 트럼프… “링컨을 보라, 업적 남긴 사람이 표적돼
총맞고 "싸우자" 외쳤던 '피격 효과', 또 기대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며 민주당 혐오 비판
지지율 33% 2기 최저치, 중간선거 비상 상황
출구 못 찾는 전쟁 늪서 탈출 계기 될 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또 한 번의 정치적 반전 기회로 활용하며 특유의 '쇼맨십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와 국제 유가 급등, 이에 따른 지지율 급락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세 번째 암살 모면을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기 탈출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DC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범이 보안검색대를 돌파하려다 제압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대피했고, 불과 2 시간 뒤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내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고, 평소 '가짜 뉴스'라 비판해 온 언론을 향해서도 "아름다운 밤이었다"고 치켜세우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지난 2년간 세 차례 암살 위기를 겪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을 역사적 지도자 반열에 올려놓는 데 주력했다. 그는 "암살 사건들을 연구해왔다"며 "가장 많은 일을 하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표적이 된다"고 주장한 뒤 에이브러햄 링컨을 거론했다. 이어 "나는 많은 일을 해냈고, 이 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로 만들었다"고 자평하며 자신이 공격받는 이유를 '성과'로 연결지었다.
이 같은 메시지는 과거 피격 사건에서 이미 효과를 입증한 전략이다.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당시 총격으로 귀에 상처를 입고도 주먹을 치켜들며 "파이트(Fight)"를 외친 장면은 강력한 이미지로 확산되며 대선 승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플로리다 골프장 암살 시도 때도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이번 만찬 총격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전파되며 정치적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위기 상황 자체를 '무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도 "우린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며 정치 폭력의 책임을 민주당의 '혐오 발언'으로 돌리는 등 정파적 메시지를 강화했다. 피해자 서사를 통해 정치적 적대 구도로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지층 역시 빠르게 결집하는 분위기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이번 사건을 '신의 개입'으로 해석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받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과거 피격 사건 당시 "신이 나를 살렸다"고 주장했던 그의 발언이 다시 소환되며, 심지어 메시아적 색채까지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반전 시도가 실제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최근 AP통신과 시카고대 NOR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로 2기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NBC 조사에서도 30%대 중반에 머물며 국정 운영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며 핵농축 포기나 고농축 물질 반출 같은 핵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진 점이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화당 내 결속력은 여전히 강하다. 공화당 지지층의 80%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 이란 군사작전에 대한 지지도 과반을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살 위협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활용해 지지층 결집을 강화하는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동정 효과'를 줄 수 있지만, 구조적 위기를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전쟁 장기화라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쇼맨십 정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 번째 암살 위기를 모면하며 '강한 지도자' 서사로 포장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것이 실제 지지율 반등과 중간선거 승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란전쟁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어떤 극적인 이벤트도 근본적 반전의 계기가 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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