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돈 풀렸다”…고유가 지원금 지급 첫날, 유통가 기대감 [르포]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2026. 4.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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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지급 첫날 현장 반응은
편의점·전통시장 중심 ‘기대감’
외식업계 즉시 소비 유입 기대
마트·이커머스 ‘낙수 효과’ 주목
경기 부천의 한 편의점 행사 매대. [변덕호 기자]
“저번 민생 지원금 때도 매출이 조금 늘긴 했죠. 이번엔 크게 기대하긴 어렵지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된 27일 오전 경기 부천의 한 편의점. 이곳에서 10년 넘게 매장을 운영해 온 50대 점주 A씨는 계산대를 지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 당시를 떠올리며 “반짝 효과는 있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며 “요즘은 손님들이 꼭 필요한 것만 고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모처럼 찾아온 호재에 반색하면서도, 소비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내놓는다. 다만, 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백화점·대형마트 업계는 ‘낙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고유가 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방문한 편의점은 전반적으로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원금 지급 첫날인 만큼 즉각적인 매출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흐름을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편의점 점주 B씨는 “작년 민생 지원금 때도 초반에는 큰 변화가 없다가 며칠 지나면서 매출이 조금씩 붙었다”며 “효과가 길게 이어지진 않았지만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편의점 점주 C씨는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원금이 얼마나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맞춰 먹거리와 생필품을 중심으로 할인 확대를 사전에 준비했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 수요가 집중됐던 품목 위주로 행사를 구성한 것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즉석밥·계란 등 필수품 할인과 함께 라면·스낵 등 1+1 행사를 진행한다. BGF리테일의 CU도 라면·즉석밥·과일 등 50여 종을 최대 50% 이상 할인하며,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계란·라면·생수 등 생활필수품 할인에 나선다.

경기 부천의 한 전통시장. [변덕호 기자]
전통시장 역시 지원금 지급에 따른 수요 유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식재료와 반찬류 등 일상 소비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가 일부 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천의 한 전통시장 상인 D씨는 “작년에도 지원금이 풀리면 장보러 오는 손님이 조금씩 늘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도 생활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 시장 쪽으로 발길이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금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역시 소비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치킨·햄버거·커피 전문점 등 가맹점 중심 업종은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 매장 내 부착된 소비쿠폰 사용가능 알림. [변덕호 기자]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고객 유입을 겨냥해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매장 안내물 부착 등 소비자 안내에 나섰고, 교촌치킨과 맘스터치 등도 자사 앱과 매장을 통해 사용 방법을 알리고 있다. 도미노피자 역시 가맹점과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관련 안내를 진행 중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은 편의점이나 외식처럼 즉시 소비가 가능한 업종으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실제 매출 확대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는 직접적인 수혜보다는 ‘낙수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원금이 전통시장과 편의점 등에서 먼저 소비된 뒤, 가계 여력이 일부 회복되면 대형마트나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형마트는 할인 행사와 가격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대규모 할인전을 통해 먹거리와 생필품 가격을 낮추고, 고객 유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계 역시 단기 반등보다는 중장기 수요 회복에 무게를 두고 쿠폰과 연계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물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지원금이 여가나 추가 소비로 이어지기보다 생필품 지출을 보전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전체 소비가 늘기보다는 기존 지출을 대체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된 27일 서울 강서구 화곡4동 주민센터에서 한 시민이 지원금을 지급받기 위해 접수처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부터 시작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 금액은 기초생활수급자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1인당 45만원이다. 비수도권 거주자나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1인당 5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국민 70%를 대상으로 하는 2차 지급은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대상자 선정 기준은 내달 초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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