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본사 앞 분향소 설치한 노동자들…“영정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라”

안효빈·김태욱 기자 2026. 4. 27. 16: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효빈 기자

경남 진주시 CU물류센터 인근에서 파업 농성 중 차에 치여 사망한 화물노동자의 분향소가 27일 노동조합 주도로 서울 CU 본사 사옥에 설치됐다. 노조는 사측과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며 오는 28일부터 대규모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CU 본사인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사옥 정문 부근에 화물연대 CU지회 조합원 A씨 분향소를 차렸다. A씨가 지난 20일 CU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사측의 대체기사 투입에 반대하는 연좌 농성 도중 대체기사 차량에 치여 사망하자 노조가 사측에 대한 규탄 수위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CU 본사 앞에 모인 약 30명의 노조 조합원 등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분향소 설치에 돌입했다. 경찰이 현장 질서를 관리하는 상황에서 분향소 설치를 둘러싼 노사 양측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죽음에 책임지고 BGF리테일이 영정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사망 사고를 통해 불합리한 노동 구조 실태 등이 확인됐다며 사측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A씨 죽음 뒤에는 특수고용(특고)·플랫폼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화물기사들이 하청·재하청 구조 속에서 헌법상 노동권과 적정 임금 보장 등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도 했다.

조합원들은 “(화물 기사들의) 원청인 BGF리테일이 지금이라도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1월부터 사고 발생 직전인 지난 14일까지 직접 교섭을 6차례 요구했지만 BGF리테일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정문 인근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친 뒤 묵념하고 있다. 안효빈 기자

경찰의 현장 관리 부실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부 규탄도 이어갔다. 엄 위원장은 “경찰이 노동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알량한 자본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 밀어냈다”며 “공권력 책임자 처벌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청장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나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BGF리테일이 A씨 사고에 사과하고 교섭에 응할 때까지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수도권·충청권·강원권 조합원들까지 참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1일 같은 장소에서 노동절 집회도 개최하겠다고 했다. 특고 노동자인 배달 기사들의 노조인 배달라이온도 오는 28~29일 세종시 고용노동부에서 출발해 청와대까지 행진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엄길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효빈 기자

안효빈 기자 been@kyunghyang.com,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