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동열사 오보' 왜 방치됐나…유족,청와대에 수사 촉구
고 양회동 열사 3주기 앞두고 요구안 전달
유족, 청와대 국민경청비서관에 직접 전해
유족·노조 "족벌수구언론이 악의적 폄훼해"
"경찰 ·검찰 CCTV 유출자, 기자 처벌해야"

윤석열 정권 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열사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요구안이 청와대에 제출됐다.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족과 노조원을 고통에 빠뜨린 조선일보 오보에 대한 수사는 3년째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 양회동 열사의 형 양회선 씨와 강한수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사업회 회장(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처장), 장형창 건설노조 조직쟁의실장, 김준태 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 등은 27일 양 열사의 명예를 훼손한 '폐쇄회로(CC)TV 유출 사건' 수사를 촉구하는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청와대 측에선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이 나와 문서를 접수했다.
앞서 노동절이었던 2023년 5월 1일, 검찰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양 열사는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했다. 그는 다음 날인 2일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그의 유서에는 "못된 놈 윤석열을 꼭 퇴진시켜달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윤석열 정권의 폭압적인 노조 탄압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권 책임론이 커지던 가운데, 조선일보는 2023년 5월 16일 수사기관에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인용해 '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최훈민 기자)를 냈다. 이른바 '분신방조' 의혹을 제기한 보도였다.

유족과 노조는 최 기자와 원 전 장관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고발했고, 전문가 영상 감정과 현장 확인 등을 통해 조선일보가 인용한 CCTV 화면이 춘천지검 강릉지청에서 유출된 사실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보도에 인용한 CCTV 화면에 대해 '독자 제공'이라며 출처를 불분명하게 밝혔지만, '분신방조' 오보의 시작점을 수사기관으로 특정한 것이다.
전문가 영상 감정 결과 등은 곧바로 경찰에 증거로 제출됐지만,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사건 처리는 지연됐고 경찰은 지난해 6월 최 기자와 원 전 장관, 성명불상의 검찰·경찰 내부자 등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유족에게 통보했다.
이에 유족과 건설노조는 재수사를 요구했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수사 중지됐던 사건 수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조선일보 본사에 대한 뒤늦은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 외에 별다른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조선일보 관계자는 "해당 기자는 지난해 2월 퇴사했고, 이메일 관련 기록은 보관 기간이 지나 서버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며 "경찰은 전산실에 가 실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유족과 건설노조는 청와대에 전달한 수사 촉구 요구안에서 "허위 보도의 가장 중요한 근거 자료인 춘천지검 강릉지청 CCTV영상 유출자에 대해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고소인이 고소했던 상태와 동일하게 여전히 성명불상자로 기재하며 수사 중지에 그치고 있다"며 "경찰이 사실상 수사를 방기했다"고 했다.
이어 "검찰청은 경찰의 이러한 부실 수사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거쳐 재수사를 결정해야 하며, 특히 수사중지된 CCTV유출범에 대해서는 즉시 강제수사를 통해 특정해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이 사건은 단지 양회동 열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족벌수구언론과 수구정당·단체들이 민주진보 진영과 사회적 약자들의 고뇌에 찬 결단과 희생을 악의적으로 폄훼하고 본질 흐리기를 위해 활용해 온 자살방조, 유서대필 프레임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불송치 건 이의신청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재수사 심의 및 서울청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데 신속한 결정과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설노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양회동 열사 명예회복, CCTV 유출 수사 촉구 및 건설노조 명예회복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를 향해 재수사를 촉구했다.
조승우 건설노조 위원장은 "못된 놈 윤석열을 꼭 끌어내려 달라던 양회동 열사 생전 목소리가 생생하다"며 "3년이 지나도록 검찰과 경찰이 수사하고 있지 않은 것은 제식구 감싸기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찰력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외국 마약사범들도 잘 잡아온다"며 "(분신한) 그날 춘천지검 강릉지청 근무자만 특정하면 CCTV 유출과 편파 보도했던 기자를 충분히 처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CCTV 유출과 편파·왜곡 보도 당사자들을 반드시 처벌해달라"며 "양회동 열사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호소했다.
건설노조는 오후 7시부터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 아트홀 봄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사업회와 촛불행동 주관으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3주기 추모의 밤'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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