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에너지난 속 국내 전력 3분의 1 사수…저비용·고안정으로 원전 가치 재부상
대형 신한울 3·4호기는 건설 중
국가 에너지 안보 다지는 데 기여

중동발(發)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에너지 안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제 에너지 가격과 수급이 출렁이고, 이는 곧 전력시장 전반의 변동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안정적이면서도 비용 경쟁력을 갖춘 전원(電源) 확보가 정책·산업 양 측면에서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국내 최대 발전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을 축으로 한 ‘저비용·고안정’ 전력 공급 역량을 앞세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원전 이용률 84.6%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내 최고치다. 같은 기간 원자력·수력·양수 및 신재생을 합쳐 생산·판매한 전력량은 181테라와트시(TWh)로, 국내 총 전력 사용량(545TWh)의 약 3분의 1을 한수원이 책임진 셈이다.
가격 경쟁력도 뚜렷하다. 지난해 발전원별 평균 판매단가는 석탄 킬로와트시(kWh)당 138원, 액화천연가스(LNG)는 kWh당 158원인 반면 원자력은 kWh당 79원 수준이다. 연료비 비중이 낮고 장기 조달 구조를 갖춘 원전의 특성이 비용 안정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최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수원은 이달 4일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에 착수했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40년간 가동된 뒤 2023년 운전허가 만료로 정지됐던 설비다. 이후 약 3년7개월간 규제기관 심사와 설비개선·안전성 검증을 거쳐 재가동에 들어갔다. 650메가와트(MW)급 설비가 계통에 복귀하면서 24시간 변동성 없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저전원 여력이 한층 보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설비도 순항 중이다. 울산 울주군에서 건설 중인 새울 3호기는 최근 ‘첫 시동’에 성공했다. 첫 시동은 본격적인 시험운전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원전 안전성과 성능을 단계적으로 검증하는 출발점이다. 한수원은 약 6개월간 출력을 점진적으로 높이며 각종 계통을 점검한 뒤 하반기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원별 구조를 보면 원전의 ‘외부 충격 내성’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크다. LNG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화력발전소는 통상 2~3개월 수준의 재고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국제 가격과 수급 변화가 곧바로 발전단가와 전력시장에 반영되는 이유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LNG 수급난이 발생하면서 여름철 전기요금 폭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원전 연료인 우라늄은 소량으로 대규모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장기 계약 중심으로 조달된다. 국내에는 약 2.5년분의 농축우라늄 재고가 확보돼 있다. 추가로 3년치 물량을 계약으로 묶어둬 총 5.5년가량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연료비 구조도 다르다. 원전의 연료비 비중은 발전원가의 약 10~13% 수준에 그친다. 연료 가격이 오르더라도 총 발전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더불어 연료집합체가 약 4년 6개월에 걸쳐 서서히 연소되는 특성상, 연료비 상승분이 장기간에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우라늄 생산국이 다변화돼 있어 특정 국가 의존도가 낮은 점 역시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력 수요 측면에서도 원전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기화가 진행 중인 철강·화학 등 첨단 제조업 확대는 ‘대규모·상시 전력’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선 외부 변수에 덜 흔들리는 기저전원의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전력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본다.
한수원은 현재 새울 4호기와 신한울 3·4호기를 건설 중이다. 모두 1400MW급 대형 원전으로, 완공 시 안정적 전력 공급 기반을 크게 확충할 전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속운전 대상 원전에 대해 철저한 설비개선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 기저부하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건설 중인 원전 역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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