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 발전사 최초 '와이어형 AI 로봇' 배치…사람 닿기 어려운 안전 사각지대 해소

정영효 2026. 4. 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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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소음 감지로 이상 징후 포착
석탄이송설비에 우선 설치 운영
화재 예방하고 설비 가동률 향상
석탄이송설비를 감시하는 AI 이동형 점검로봇의 모습. /한국남동발전 제공


한국남동발전은 발전 5사 가운데 처음으로 ‘와이어 이동형 인공지능(AI) 점검 로봇’을 현장에 배치하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발전소 내·외부의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단순 보조 장비 수준을 넘어 실제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형 AI’ 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동발전은 지난달 AI 기반 발전설비 점검 및 진단을 위한 이동형 점검 로봇 시스템(Ko-BoT)을 도입했다. 접근이 어렵거나 고위험·고장 빈도가 높은 구역에서 상시 점검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기존 발전소 점검은 주기적으로 운전원이 현장을 순찰하며 설비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점검 결과가 운전원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미세한 이상 징후를 놓칠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야간과 주말·휴일 등 인력이 제한되는 시간대에는 감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구조적 한계로 지적됐다.

남동발전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영상(RGB 센서), 음향(MIC 센서), 가스 및 온도 감지 기능을 결합한 복합 센서 기반 AI 로봇을 도입했다. 삼천포발전본부 석탄이송설비 구간에 새 시스템을 우선 적용했다. 와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점검 로봇과 특정 구역을 상시 감시하는 고정형 로봇을 결합한 형태로, 각각의 장비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한다.

이동형 로봇은 넓은 구간을 따라 이동하며 설비 상태를 연속적으로 점검하고, 고정형 로봇은 화재 위험이 높은 지점과 주요 설비를 집중적으로 감시한다. 여기에 중앙 제어 시스템이 결합해 모든 데이터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끊임없는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로봇 본체에는 열화상 분석과 소음 패턴 분석이 가능한 AI 모델이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설비의 발열 상태 변화나 비정상적인 진동·소음을 감지하고, 기존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초기 이상 신호까지 선별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핵심 경쟁력은 발전소 환경에 특화한 맞춤형 AI 학습 모델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발전소는 설비 특성상 고온 환경이 상시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온도 기준으로는 이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남동발전은 정상적인 열원과 이상 발열을 구분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모델을 적용했다. 단순 온도 상승이 아니라 ‘비정상 패턴’을 인식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오탐지 가능성을 낮추고 실제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남동발전은 Ko-BoT 도입을 통해 안전 확보뿐 아니라 운영 효율성도 대폭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상시 점검 체계 구축으로 설비 이상을 조기에 발견함에 따라 돌발 고장을 줄이고 정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점검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운전 위탁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해 발전소 가동률을 높이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방 정비 체계가 정착되면 장기적으로 설비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도 커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위험 구간에 대한 인력 투입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산업재해 예방 효과도 커진다. 화재나 설비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구간을 사람 대신 로봇이 대신 점검한다면 작업자가 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남동발전은 이번 시스템을 시작으로 AI 기반 점검 기술을 발전소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 로봇의 소형화·경량화와 함께 가스 누설, 설비 열화 등 더욱 정밀한 이상 징후를 탐지할 수 있는 AI 모델을 추가 개발해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점검 시스템은 발전소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의 예측 정비 체계를 구축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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