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퍼·너클커브…새 구종 달고 진화하는 베테랑 투수들

유새슬 기자 2026. 4. 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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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LG트윈스 제공

완급 조절을 강점으로 하는 LG 임찬규(34)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 페이스가 유독 더뎠다. 초반 4차례 등판에서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 6.52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출발했다.

임찬규는 5번째 등판인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서야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다. 5.2이닝을 던져 6피안타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를 마치고 임찬규는 “얼마 전 류현진 형한테 스위퍼를 배웠다. 돌파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야구가 너무 안 되다 보니까 새로운 구종을 한 번 던져봤는데 처음 던진 것 치고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날 스위퍼를 5개 정도 활용했다. 6회 양석환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던진 4구째 스위퍼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기도 했다. 결과는 3루수 앞 내야 안타였지만 임찬규는 만족해했다. 그는 “스위퍼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면 타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상대 선수가 반응하면서 타격 폼이 무너졌다. 내야 안타가 되긴 했지만 그 스위퍼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 더 연습하면 괜찮아질 것 같다. 하루 이틀 정도 스위퍼를 연습하다 보니 커브도 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임찬규처럼 새 구종을 통해 올 시즌 스타트를 잘 끊은 베테랑 투수가 적지 않다. 투수와 타자는 타이밍을 두고 싸운다. 흔히 타자는 낯선 투수, 낯선 구질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는게 정설로 통하는데 반대로 보면 톱레벨에서 롱런하는 베테랑 투수는 매 경기 그만큼 더 많은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실제 타자들의 경험과 전력 분석 데이터도 충분히 많이 쌓인 만큼 자신만의 패턴을 고집해서는 타자와 유리한 싸움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타자들을 압도할 만큼 빠른 공을 던지기도 어렵다. 떨어지는 구속에도 투수는 자신의 주 무기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코스와 구질로 타자들 시선과 배트를 유혹해야 한다. 새 구종 추가는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잡고자 하는 노장 투수들의 생존 방식인 셈이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 구속이 떨어지니까 기존 변화구들의 브레이크가 약해진다.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데 기존 구종으로는 힘들 것 같으니 가장 많이 시도하는 게 구종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류현진. 한화이글스 제공

임찬규에게 스위퍼를 알려줬다는 류현진(39·한화)도 올 시즌 들어 스위퍼를 장착했다. 지난 7일 SSG전에서 시즌 첫 선발승을 따낸 뒤 류현진은 동료 아시아쿼터 투수 왕옌청의 그립을 보고 따라 한 스위퍼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이제 힘으로는 (타자와의 승부가) 힘들다 보니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다른 구종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원호 위원은 “커터가 휘는 폭이 크지 않다 보니, 류현진 입장에서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 바깥쪽으로 조금 더 빠르게 흘러나가는 공을 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구종 추가 배경을 분석했다. 류현진은 당시 경기에서 삼진 10개를 잡아, 최고령·최소 경기 1500탈삼진이자 14년 만에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4차례 등판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 2.96, 20삼진으로 전성기 못지 않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82(우타자 0.250)로 스위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양현종(38·KIA)은 너클커브를 장착했다. 12시에서 6시 방향 수직으로 떨어지는 너클커브로 승부처마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양현종은 5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 3.91의 성적을 냈다. 특히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095로 극강이다. 지난해 30경기에서 7승(9패)을 거둔 것에 비하면 훨씬 준수한 시즌 출발이다.

최원호 위원은 “새 구종을 실전에서 쓰는 데는 감각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그래서 류현진이나 양현종 같은 특급 투수들은 습득도 빠를 것”이라며 “새 구종을 여유 있는 볼카운트에서 던지다가 타자들이 대응을 어려워한다는 걸 느끼면 점차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던져보면서 주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노장 투수들의 변신을 주목했다.

KIA 양현종. KIA타이거즈 제공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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