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러 군사협정 내용 공개돼…상대국에 병력 등 배치 가능

유창엽 2026. 4. 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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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는 인도양, 인도는 북극해 접근 가능…"공급망 차질 대비 안전조치"
악수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모디 인도 총리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인도와 러시아가 상대국에 병력과 전함, 군용기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27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양국이 8년여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해 체결한 상호군수지원협정(RELOS)이 지난 1월 12일 자로 발효했다.

발효 후에도 협정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러시아 관계자들에 의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협정은 5년간 유효하며 양국이 동의하면 연장할 수 있다.

핵심적인 내용은 양국이 상대국에 3천명의 병력과 전함 5척, 군용기 10대를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정은 또 상대국에 전함이나 군용기의 재급유와 수리 등을 포함한 폭넓은 군수지원 조항을 담고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난구호와 관련한 교차훈련 조항도 협정에 포함돼 있다.

냉전시대 이후 국방 부문은 양국 관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옛 소련과 그 후신인 러시아는 1960년대부터 인도에 대한 주요 무기공급국이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인도는 서방 제재에 묶인 러시아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이 때문에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의 분노에 직면했다.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자금을 대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제 러시아는 협정 발효에 따라 인도양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됐다.

인도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북단 북극해 해안 무르만스크 항구도시에 이르는 구간에 있는 항구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비한 중요한 안전장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러시아의 비영리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알자지라에 "협정으로 양국은 상대 인프라에 손쉽게 접근하고 상대국 영토에 병력까지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이어 인도양에 군사기지를 두지 않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 협정으로 인도양에서 군사적 능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델리 소재 자와할랄 네루대 러시아중앙아시아학 연구소의 아미타브 싱 부교수는 협정에 따라 인도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글로벌 압박 속에서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러시아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더 넓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2016년 미국과도 군수지원협정(LEMOA)을 맺었지만 이 협정에는 RELOS와 달리 상대국에 대한 병력 등의 배치 조항이 들어있지 않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RELOS가 본질적으로 미국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이 협정은 인도를 거저 자기편으로 여길 수 없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주재 인도 대사를 지낸 아자이 말호트라는 "미국의 외교 및 경제 정책에 반영된 교류주의 신호를 고려할 때 RELOS는 인도의 전략적 자주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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