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첫 학평도 ‘선행학습’ 논란…“영어 71%, 수학 30%가 중학 범위 넘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입학 후 처음 치르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중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험 범위는 중학교 전 과정이지만, 실제 문항 난이도가 이를 웃돌면서 첫 모의고사부터 학생들에게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요구하는 신호를 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7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학년도 고1 3월 학평 수학·영어 영역에 대한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분석해 발표했다. 사걱세는 수학 영역 30문항 중 9문항(30%)이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고, 영어 영역은 독해 28문항 중 20문항(71.4%)이 중3 영어 교과서 수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수학 영역 분석에는 중·고교 수학교사와 교육과정 전문가 2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명시된 성취기준과 교수·학습 및 평가 유의사항 준수 여부, 고등학교 과정 내용 포함 여부 등을 기준으로 문항을 검토했다. 그 결과, 9개 문항이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 영역은 독해 지문 난도를 분석했다. 사걱세는 중학교 3학년 영어 교과서 4종과 학평 영어 독해 28문항을 비교했다. 분석에는 지문의 평균 문장·단어 길이, 어휘 난이도, 단어 수 등을 종합해 미국 학년 수준으로 환산하는 ‘ATOS 난이도 지수’(AR 지수)가 활용됐다.
분석 결과 중3 영어 교과서 4종의 최고 난도는 미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1학년 수준이었지만, 고1 3월 학평에서 가장 어려운 지문은 미 고등학교 3학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학평 영어 독해 문항의 평균 난이도는 미 중학교 2학년 수준인 AR 8.96이었는데, 중학교 3학년 교과서 4종은 모두 미 초등학교 5학년 수준으로 3학년의 차이가 났다.
성적 지표에서도 이번 학평의 높은 난이도가 확인됐다고 사걱세는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성적 분석자료에 따르면 이번 고1 3월 학평의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56점이었다. 사걱세는 이는 역대 수능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인 149점보다 7점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4.38%에 그쳤다.
고1 3월 학력평가는 고교 입학 직후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시험이다. 출제 범위는 중학교 전 과정으로 정해져 있다. 사걱세는 “중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풀 수 없는 문항이 포함되면 학력평가가 선행학습 여부를 가르는 시험으로 변질된다”며 “학생들은 학교 수업만으로 수능을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사교육 의존이 강화된다”고 지적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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