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폭력은 '투혼'이 아니다…조현택의 한 장면이 드러낸 한국 축구의 민낯

김경수 기자 2026. 4. 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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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환호는 마지막 휘슬과 함께 사라졌고, 그 자리를 불편한 침묵과 분노가 대신했다.

26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0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울산HD 경기의 결말은 스코어 4-1이 아니라 이 한 장면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축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그 결과는 기술의 정체, 경기력의 단조로움,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 생명에 대한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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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투혼'이 아니다…조현택의 한 장면이 드러낸 한국 축구의 민낯.(자료출처=쿠팡플레이 유튜브 '아삐랑' '나의대전 나의시티즌')


【발리볼코리아닷컴=김정훈 스포츠평론가】승리의 환호는 마지막 휘슬과 함께 사라졌고, 그 자리를 불편한 침묵과 분노가 대신했다.



26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0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울산HD 경기의 결말은 스코어 4-1이 아니라 이 한 장면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 직전 벌어졌다. 울산 HD의 조현택은 이미 공을 떠난 마사를 향해 뒤에서 돌진했다. 공을 향한 경합이 아니었다. 타이밍도, 방향도, 의도도 '플레이'라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결과는 척추 돌기 골절 의심. 구급차. 그리고 축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이 장면을 단순한 '과한 의욕'이나 '거친 몸싸움'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 축구에서 몸싸움은 분명 중요한 요소다. 위치를 선점하고, 상대를 밀어내며, 볼을 지키는 과정은 경기의 본질적인 일부다. 그러나 그 전제는 명확하다. 공을 중심으로 한 합법적 경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장면은 그 기준을 완전히 벗어났다. 공과 무관한 충돌, 뒤에서의 일방적 가격, 그리고 상대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진 충격. 이것은 '몸싸움'이 아니라 폭력에 가까운 행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장면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한국 축구판에서는 '강한 피지컬', '투혼', '악착같음'이라는 이름 아래 위험한 플레이들이 미화되고 있다. 프로 무대뿐만 아니라 조기축구 대회,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인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도 거친 반칙이 웃음과 박수로 소비되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은 착각한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곧 투지라고, 강하게 부딪히는 것이 곧 잘하는 축구라고.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몸싸움만 남은 축구는 발전하지 않는다.



세계 축구가 발전해온 방향은 명확하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며, 더 창의적인 플레이. 그 속에서도 몸싸움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반면 한국 축구는 여전히 '버티기', '부딪히기', '쓰러뜨리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는 기술의 정체, 경기력의 단조로움,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 생명에 대한 위협이다.



심판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몸싸움과 반칙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순간, 경기의 기준은 무너진다. 이번 장면에서 경고에 그친 판정은 많은 논란을 남겼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선수들은 더 과감해지고, 결국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엄정한 기준과 일관된 판정만이 그라운드의 질서를 지킬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이 쓰러뜨린 상대는 적이 아니라 같은 직업을 가진 동료다. 이른바 '동업자 정신'은 경기 후 악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경기 중 선택의 순간에서 드러난다. 한 발 늦추는 판단, 위험을 피하는 결정, 그것이 진짜 프로의 품격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경기의 해프닝이 아니다.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다.



몸싸움은 필요하다.



하지만 폭력은 필요 없다.



지금 선을 긋지 않으면, 다음 구급차는 또 다른 누군가를 실어 나를 것이다. 



이 칼럼은 스포츠평론가 김정훈이 기고 한 글 입니다. 외부 칼럼의 경우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도 있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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