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세금 폭탄’ 피하는 법[세테크]

김경두 2026. 4.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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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취득가액 믿다가 내 발등 찍힐 수도
입증 책임은 투자자…거래 기록 확보해야
해외 거래소 이용·개인 지갑 이력 있다면
12월 ‘투자 리셋’ 제안…수천만원 절세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수익에 세금을 부과합니다. 사진은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 123rf

내년부터 가상자산(코인 등) 수익에도 세금(소득세 20%+지방세 2%=22%)이 붙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아직 멀었네”, “과세를 또 유예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과세 유예를 발표하지 않는 한 미리 대비하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일 겁니다.

내년 과세를 전제로 한다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주어진 면세 기간은 8개월가량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에 ‘투자 리셋’ 버튼을 누르느냐, 아니냐에 따라 세금이 수천만원 갈릴 수도 있습니다.

사례1. “법대로 되겠지” 믿었다가 입증 요구 받은 박 차장

극단적이지만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닥칠 수 있는 사례 두 가지를 제시하겠습니다.

수년 전에 여러 코인을 3000만원에 매수한 박민수(가명) 차장은 ‘의제취득가액’ 규정을 믿고 올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실제로 매입한 가격(박 차장은 3000만원)과 2026년 12월 31일 ‘종가’(1억원·의제취득가액) 중 더 높은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합니다.

박 차장이 내년 중순에 이 코인들을 1억 1000만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는 당연히 1억원(2026년 말 종가·의제취득가액)과 1억 1000만원(매도가)의 차이인 10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낼 것으로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국세청 입장은 다를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박 차장이 여러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 데다 개인 지갑으로 코인들을 옮긴 이력이 있어서 ‘2026년 12월 31일 정확히 이만큼의 코인들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대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박 차장이 입증에 실패할 경우 과거에 실제 샀던 가격인 3000만원이 기준 가격이 됩니다. 국세청은 양도가액(1억 1000만원)에서 구입 가격(3000만원)을 뺀 8000만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매깁니다. 억울하지만 박 차장은 기본공제액(250만원)을 뺀 7750만원의 22%인 170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서울신문은 합법적인 절세의 기술을 통해 여러분 자산을 불려주는 연재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례2. ‘똑똑한 리셋’으로 세금 0원으로 만든 이 대리

같은 시기, 같은 수익을 낸 이준우(가명) 대리는 2026년 12월 15일 보유한 여러 코인을 1억원에 매도했습니다. 비과세 기간이어서 수익 7000만원에 대한 세금은 없습니다. 이 대리는 매도 다음날 비슷한 가격으로 이 코인들을 다시 샀습니다.

이 대리의 코인 취득원가는 이제 1억원으로 ‘리셋’이 됐습니다. 그가 내년 중순에 이 코인들을 1억 1000만원에 판다면 국세청은 1억원에 취득해 1억 1000만원에 판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대리는 수익 1000만원에서 기본공제액(250만원)을 뺀 75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165만원)을 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 경비’가 발생했다면 세금은 이보다 더 낮아집니다. 앞선 사례인 박 차장보다 세금을 1540만원가량 아낄 수 있습니다.

물론 ‘전량 매도 뒤 매수’는 번거롭고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업비트를 비롯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는 보통 0.05~0.25%(1억 기준 5만~25만원)로 높지 않습니다. 수수료도 ‘필요 경비’로 인정돼 세금 계산 때 제외됩니다. 가상자산 세금(22%)을 고려한다면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도 남겠죠.

투자자에게 유리한 의제취득가액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100% 믿을 수 없습니다. 입증 책임이 투자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이 ‘2026년 말 이 코인들을 갖고 있었던 거 맞느냐’고 소명 자료를 요구한다면 투자자는 과거 거래 내역을 다 찾아서 제출해야 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세무 대리 비용은 거래소 수수료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특히 국세청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 이력이 있다면 국세청의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선 내년에도 가상자산 비과세를 유지하거나 공제액을 5000만원으로 올린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100% 확정된 건 없습니다. 오는 12월쯤 ‘전량 매도 후 매수’ 방식이 현재로선 가상자산 과세에 대비한 가장 확실한 보험입니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올해 해야 할 것들

해외 거래소 이용자는 미리 기록을 확보하는 게 유리합니다. 모든 매수·매도·이체 내역을 반드시 백업해 주세요. 나중에 취득가액을 입증하지 못하면 0원에 산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가족 증여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수익이 너무 크면 올해 배우자(6억원 공제)에게 증여하세요. 증여받은 시점(증여일 전후 각 1개월)의 평균 가격이 취득가액이 됩니다.

12월 31일 ‘마지막 날 거래’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 거래소 서버가 마비될 수 있습니다. 12월 중순쯤 여유 있는 시간에 거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강승윤 세무법인 센트릭 대표는 “고객께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코인을 신고해야 하는지 물어보는데, 신고하는 게 좋다고 권유해 드린다”며 “암호화 자산 정보교환협정 서명으로 국세청은 내년부터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내역을 제공받고, 그 범위도 갈수록 확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장은 넘어갈 수 있지만, 향후 적발 시 가상자산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 추징과 가상자산 보유자가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5억원 이상 해외 금융계좌(가상자산)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까지 부과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김경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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