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투자 모두 'ETF 시대'…변동장 속 분산투자처로 각광
미성년 보유가치 3조원 육박
증여·장기운용 수요와 맞물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단일 종목 고점 부담이 확대되면서 자녀 계좌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이 순자산 4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부모 세대의 조기 증여와 장기 운용 수요가 맞물리며 자녀 명의 투자 범위 역시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이 확인되는 88곳의 미성년 주주는 총 72만834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주가 기준 약 2조9761억원으로 추산됐다. 상장사당 미성년 주주 수와 보유주식 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보유 종목 주가 상승으로 보유가치는 늘어난 구조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종목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는 34만3694명으로 2024년 말 39만4886명보다 줄었다. 미성년자의 삼성전자 보유주식 수도 1940만2718주에서 1606만3292주로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5만3200원에서 11만9900원으로 뛰면서 미성년 주주 1인당 보유가치는 약 261만원에서 560만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급등에 따른 일부 차익실현과 개별주 비중 조정 가능성을 거론한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총 19조2644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을 일부 매도한 뒤 시장 전체나 업종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단일 종목 리스크를 낮추려는 수요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수요는 자연스럽게 ETF와 인덱스 펀드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4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월 300조원을 넘어선 순자산은 100일 만에 다시 100조원이 늘었다. 2020년 52조원 수준에 불과했던 시장이 5년여 만에 8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펀드 시장에서도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형 상품 선호가 나타난다. 인덱스형 상품은 코스피200처럼 특정 지수의 구성 종목과 비중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기보다 시장 대표지수나 업종지수의 흐름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24일 기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 237조1702억원 중 인덱스주식형 순자산은 197조29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인덱스주식형 설정액은 최근 3개월 12조9930억원, 연초 이후 14조8069억원 증가했다.
자녀 명의 계좌에서도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한 간접투자 상품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행 세법상 미성년 자녀는 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10년 합산 2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다. 부모 세대가 공제 한도를 활용해 자녀 계좌를 미리 만들고 장기 투자 자산을 담는 과정에서 지수형 상품이 선택지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한 자산운용사 업계 관계자는 "자녀 명의 투자에서도 단일 종목에 대한 고점 부담이 커지면 지수형 ETF로 분산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다만 레버리지형이나 특정 테마·섹터형 ETF는 변동성이 큰 만큼 ETF라는 이유만으로 위험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고, 장기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 구조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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