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서브2’ 깨졌는데 100m 볼트·조이너 기록은 언제 바뀔까?

케냐의 세바스티안 사웨가 마라톤 2시간의 벽을 깨면서 세계 육상계가 다시 들끓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상징하던 기록이 깨진 만큼, 시선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금단의 벽’으로 향한다. 여전히 수십 년째 깨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육상 기록들은 언제 깨지게 될까.
우선 마라톤과 대척점에 있는 최단거리 육상 100m의 남녀 세계기록은 오랜 기간 깨지지 않고 있다.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권대회에서 작성한 9초58의 기록이 17년째 요지부동이다. 볼트 이후에도 많은 단거리 스타들이 등장했지만, 이 숫자에 근접조차 쉽지 않았다. 최근 흐름도 비슷하다. 9초7대 진입조차 드문 상황이다.

현재 단거리 판도는 ‘절대 강자 부재’에 가깝다. 특정 선수가 시대를 지배하기보다, 9초8~9초9대에서 경쟁하는 구조다. 아직 볼트급의 역대급 선수는 보이지 않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는 있다. 특히 호주의 신예 가우트 가우트(19)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가우트는 올해 100m에서 10.00으로 호주 U-20 신기록을 달성했고, 200m에서는 19.67초를 기록하며 볼트의 같은 나이대 기록을 넘어서 차세대 ‘육상 황제’ 가능성을 높였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여자 100m 세계신기록 10초49는 1988년 서울올림픽 미국 선발전에서 작성된 이후 누구도 범접하지 못했다. 이 기록은 당시 풍속 계측 오류 논란 등 ‘논쟁적인 기록’으로 남아있어 더욱 깨기 힘든 벽으로 통한다.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 일레인 톰슨 헤라 등이 근접했지만 여전히 0.1초 이상의 격차가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다른 시대의 기록”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가장 오랫동안 깨지지 않는 기록은 여자 800m다. 체코 야르밀라 크라토츠빌로바가 1983년에 세운 1분53초 28의 기록은 43년째 요지부동이다.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킬리 호지킨슨(영국)이 24년 만에 실내기록을 깨고, 실외기록도 1분54초61까지 쫓아왔지만 아직 격차가 적지 않다.

그러나 마라톤처럼 과학과 노력이 결합한다면 오랜된 트랙 기록도 충분히 깨질 수 있다. 마이클 존슨(미국)이 1999년에 세운 400m 기록 43초18도 17년의 가뭄 끝에 2016년에 웨이드 반 니케르크(남아공)가 43초03으로 깬 바 있다.
정체기에 접어든 단거리 육상계에 ‘새로운 천재’가 언제 등장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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