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창립자 카롤린 공주와 내한

조성진 기자 2026. 4. 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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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경계 허무는 21세기형 ‘백조의 호수’ 공연
카롤린 공주는 그레이스 켈리 공비의 장녀
모나코 왕실의 품격과 현대적 지성의 상징
온갖 수상에 빛나는 전문 드림팀 구성, 최고의 무대 선사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 포스터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반세기에 걸쳐 전 세계 무용 팬들을 매혹시킨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오는 5월 한국을 찾는다.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1960~)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LAC)'론 국내 초연이다. 지난 2005년과 2019년 '신데렐라', 2007년 '라 벨르', 2023년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자 다섯 번째 내한무대다.

'백조의 호수'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레퍼토리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5월 13일(화) 화성예술의전당은 개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으며 서울 예술의전당(16~17일)을 거쳐 20일(수)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투어를 마무리한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대표인 카롤린 공주가 예술감독 마이요와 함께 내한한다.

모나코는 20세기 초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발레 뤼스'가 거점으로 삼던 현대 발레의 성지였다. 1929년 디아길레프 사망 후 1932년 발레단이 결성됐으나 복잡한 분열과 해산의 역사를 거쳤다. 1985년, 카롤린 공주가 발레를 사랑했던 어머니인 그레이스 켈리를 기리며 모나코의 무용 전통을 부활시키고자 왕립으로 창단했다. 이들은 고전 발레의 우아함과 현대 무용의 파격을 절묘하게 결합하며 세계 무용계의 트렌드를 선도했다. 특히 1993년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전통을 답습하는 박물관 같은 발레단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동시대의 감각을 무대 위에 구현하는 가장 뜨거운 예술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내한공연을 이끄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고전을 해체하고 현대적 언어로 재조립하는 신고전주의 서사 발레의 세계적인 거장이다.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서사 발레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선다. 그는 고전 발레의 관습적인 연기를 배제하고, 무용수의 움직임 그 자체에 감정과 서사를 녹여내는 독창적인 화법을 구사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텍스트를 읽는 것이 아니라, 춤을 통해 이야기의 본질과 캐릭터의 심리를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1977년 로잔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존 노이마이어의 총애를 받는 무용수로 활약했던 그는, 부상으로 인한 은퇴 후 안무가로서 더욱 찬란한 꽃을 피웠다.

그의 이력은 현대 무용사의 굵직한 궤적과 같다. 2001년 '니진스키상'을 시작으로, 2008년 무용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가상, 2015년 러시아의 '골든 마스크상' 작품상을 석권했다. 이어 2018년엔 로잔 콩쿠르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이번 무대에서도 특유의 세련된 미장센과 심리를 파고드는 연출로 한국 관객을 압도할 예정이다.

한국 공연을 위해 대표(President) 자격으로 같이 내한하는 모나코의 카롤린 공주는 레니에 3세 공과 할리우드 전설 그레이스 켈리 공비의 장녀로, 모나코 왕실의 품격과 현대적 지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 학위를 받았으며 심리학과 생물학도 공부했다. 어머니 그레이스 공비의 타계 이후 사실상 모나코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며 왕실의 외교적·문화적 위상을 공고히 하는 데 헌신해 왔다. 1982년 몬테카를로 예술축제 조직위, 모나코 가든 클럽, 그레이스 공비 재단의 대표직을 맡았으며, 1985년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공식 창단해 모나코를 세계 무용의 중심지로 재정립했다. 1988년부턴 피에르 왕자 재단의 대표 및 문학 위원회 의장을 맡았다. 1993년엔 세계아동친우회(AMADE)의 회장으로 임명됐다. 전 세계적으로 폭력, 착취, 학대에 노출된 취약한 아동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3년 아동 및 가족 보호를 위한 헌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2011년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몬테카를로 발레단, 모나코 댄스 포럼(축제/플랫폼), 그레이스 공비 아카데비를 '몬테카를로 발레'라는 단일 브랜드로 통합했다. 카롤린 공주는 교육-창작-공급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이 변화를 주도했고 현재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발레단과 함께 내한하는 모나코 카롤린 공주 ©Karl Lagerfeld

카롤린 공주의 이번 내한은 외교부에서 정의하는 '외빈 자격'이 아니라 '발레단의 대표 자격'으로 이뤄지는 사적 방문(Private Visit)이다.

'백조의 호수(LAC)'는 차이콥스키의 고전 '백조의 호수'를 마이요만의 시선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백조의 호수'를 위해 마이요는 각 분야 최고의 예술가들과 드림팀을 꾸렸다. 서사의 깊이를 더한 드라마투르기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가 장 루오가 맡았다. 무대는 프랑스 스트리트 아트의 대부로 불리는 에르네스트 피뇽-에르네스트가 담당했다. 그는 마이요의 '신데렐라', '라 벨르', '로미오와 줄리엣' 등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상징적인 작품들에서 무대 디자인을 맡아 강렬한 추상적 공간감을 선사해온 무대 예술의 거장이다. 여기에 필립 기요텔의 파격적인 의상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는 영화 '아스테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로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태양의 서커스'의 '큐리오스', '드론 투 라이프'등 주요 작품의 의상을 담당한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무대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허문 그의 독창적인 의상은 이번 작품의 시각적인 충격을 극대화할 것이다.

또한 조명의 사뮈엘 테리는 마이요의 다수의 작품에 함께했고 조명을 활용한 공간 설계가 뛰어나 많은 안무가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하는 조명 디자이너다.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지휘는 러시아 예술의 심장부인 볼쇼이 극장에서 활약하는 이고르 드로노프가 맡아 작품의 완성도에서 정점을 찍는다. 1991년부터 볼쇼이 극장에서 지휘자로 활약 중인 그는 정통 클래식과 현대 음악을 아우르는 탁월한 해석력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그는 마이요가 신뢰하는 음악적 파트너로 잘 알려져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백조의 호수(LAC)' 등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핵심 레퍼토리를 지휘하며 발레단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해 왔다.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이자, '현대음악 스튜디오'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게오르그 솔티, 피에르 불레즈 등 전설적인 지휘자들을 사사했다.

이외에 2019년 '신데렐라' 아버지, 2023년 '로미오와 줄리엣' 티볼트로 분했던 한국 출신의 무용수 안재용이 고국의 팬들을 만난다. 한국인 최초 2016년 몬테카를로에 입단해 군무(코르 드 발레)로 시작한 안재용은 입단 첫해부터 주요 배역들을 잇달아 연기한 뒤 2017년에는 세컨드 솔리스트로 승급했다. 이후 마이요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로 한 번에 두 단계를 승급, 2019년 수석무용수의 영예를 안았다. 이 외에도 한국인으론 이수연이 2024년 입단했으며 프랑스 보르도 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한 신아현이 2025년 합류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공연 임박 시점까지 캐스팅을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4회 공연의 일별 상세 캐스팅은 추후 공개된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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