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4대 조건’ 제시하며 러에 지원 요청… 美 “核포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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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을 중재로 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제와 방식에서 양측 간 이견이 속속 불거지면서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면 전화하라"며 대면 협상 필요성을 낮추고 핵 문제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재확인한 한편 이란은 협상 의제를 군사 충돌 종식으로 제한하며 핵 문제와의 분리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중재해온 파키스탄 정부는 협상장 주변 통제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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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개방·종전 후
핵은 추후에 논의하자’ 제안
파키스탄 통해 美에 서면 전달
오만 등 연쇄접촉 여론전 나서
이슬라마바드 도심 봉쇄 해제

파키스탄을 중재로 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제와 방식에서 양측 간 이견이 속속 불거지면서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면 전화하라”며 대면 협상 필요성을 낮추고 핵 문제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재확인한 한편 이란은 협상 의제를 군사 충돌 종식으로 제한하며 핵 문제와의 분리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오만, 러시아 등과 접촉하며 협상 관련 입장을 공유하고 지지 확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협상 방식과 관련해 “전화로 진행하겠다. 원하면 그들이 전화하면 된다”고 밝히며 대면 협상 필요성을 낮췄다. 이는 협상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해 직접 협상에 나서는 대신 원격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며 핵 문제를 협상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재확인했다. 이란이 협상 의제에서 핵 문제를 제외하려는 입장과 충돌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당초 협상 대표단을 파키스탄에 파견해 대면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를 보류했다. 이는 협상단을 현지에 보내 직접 접촉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협상 형식을 유연하게 가져가면서 협상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중재국을 통한 접촉을 이어가며 협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핵 협상을 이어가자는 단계적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제안은 파키스탄을 통해 백악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자국의 해협 통제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먼저 해제한 뒤 장기 휴전 또는 종전 합의를 도출하고 이후 핵 협상으로 넘어가자는 구상을 제시했다. 핵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큰 만큼 이를 뒤로 미루고 실행 가능한 조치부터 합의해 교착 상태를 해소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관영 IRNA통신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이날 파키스탄을 재방문해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 등을 면담하고 종전 협상과 관련한 이란 측 요구 조건을 전달·구체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법적 체제 시행 △전쟁 피해 배상 △교전 당사국의 재침략 금지 보장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등이 포함됐다. 이란 관계자는 “현재 논의는 최근의 군사적 갈등을 종식하기 위한 조건들에 집중돼 있다”며 “핵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협상 의제를 군사 충돌 종식으로 제한하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중재해온 파키스탄 정부는 협상장 주변 통제를 해제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27일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과 주요 정부 기관이 위치한 ‘레드존’ 일대의 교통 통제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9일부터 2차 종전 회담 준비를 위해 시행됐으나, 협상 개최가 불투명해지면서 단계적으로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협상장 주변 통제까지 풀리면서 당분간 이슬라마바드에서 추가 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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