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 이용해 '영웅 서사' 쓰는 트럼프... 스스로 '링컨' 빗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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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지 불과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공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현재 백악관에 건설 중인 군사 기밀 등급의 연회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총격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회장 건설은 아무리 빨리 진행돼도 지나치지 않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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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선언 내용 왜곡해 "총격범 반기독교적"
용의자 '소아성애자·강간범' 주장에는 발끈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지 불과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공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사안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위해 거짓과 비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전 피격 사건 때처럼 '생존자·영웅' 서사를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백악관 연회장 있었으면 총격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현재 백악관에 건설 중인 군사 기밀 등급의 연회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총격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회장 건설은 아무리 빨리 진행돼도 지나치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안에서,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연회장 건설을 방해하는 어떤 것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이스트윙(동관)을 철거하고 4억 달러(약 5,900억 원) 규모 대형 연회장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유서 깊은 백악관 건물을 충분한 논의나 절차 없이 허문 데다, 기업들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받은 공사 대금도 대가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그간 야당 민주당이나 시민사회로부터 큰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연회장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리사욕을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연회 도중 벌어진 이번 총격을 연회장 건설의 '면죄부'로 삼는 듯한 모습이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 대행은 26일 엑스(X)에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안전한 시설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연회장 건설 중단 관련 소송을 기각해 달라 요청할 예정이라고 썼다. 공화당 소속 팀 시히(몬태나) 상원의원과 랜디 파인(플로리다) 하원의원도 각각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회장 건설 허가를 부여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현재 건설 중인 연회장 크기를 고려하면, 사건이 발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과 같은 초대형 행사는 개최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자신 링컨에 비유하며 추켜세우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자신의 영향력 때문에 발생했다며 자기 과시성 발언도 계속 하고 있다. 25일 총격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영향력이 크면 표적이 된다"며 "우리는 이 나라를 바꿔놨는데, 그걸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에 비견하더니, 자신이 외국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군에 막대한 투자를 벌이지 않았다면 표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덧붙였다.
지지층 규합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선언문을 읽어보면 그가 기독교인을 증오한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증오를 갖고 있었다. 종교적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공개된 선언문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크게 달랐다.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은 성명서에서 "다른 이가 억압받고 있을 때 왼뺨을 내미는 것은 기독교인의 행동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범행 동기를 오히려 기독교적 가치에서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겠다"는 용의자의 선언문 내용에는 크게 화를 냈다. 이날 미국 CBS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도중 기자가 선언문 내용을 읽자 "당신(기자)들이 그 글을 읽을 줄 알고 기다렸다. 끔찍한 인간들"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난 강간범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용의자가) 당신을 지칭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되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나는 소아성애자가 아니다"라며 다시금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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