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홀에서 ‘더 빛난’ 윤이나…18번 홀 ‘천금의 버디’로 공동 4위 ‘상금 5.8억’ 사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 최종일 18번 홀(파4)에서는 버디가 딱 2개 나왔다.
첫 버디의 주인공은 류옌(중국)이다. 류옌은 이 버디로 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해 단독 4위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그의 순위는 모든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자 공동 4위로 변했다. 또 한 명이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공동 4위가 됐기 때문이다.
18번 홀 두 번째 버디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한민국의 윤이나다. 이날 두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 된 이 홀에서 윤이나는 두 번째 샷을 4m에 붙인 뒤 굴곡이 심한 라인을 극복하고 짜릿한 마지막 버디를 잡았다. 이 버디로 윤이나는 단독 5위에서 공동 4위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고 상금도 훨씬 많은 39만 3221달러(약 5억 8000만원)를 획득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린 셰브론 챔피언십 최종일은 윤이나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하루였다.
3번 홀(파5)에서 첫 버디가 나왔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었지만 칩샷을 핀에 붙여 탭인 버디를 잡았다. 4번 홀(파4)에서는 3m 버디를 떨어뜨렸고 5번 홀(파4)에서는 7m 버디가 홀로 쑥 들어갔다. 3연속 버디로 파죽지세의 분위기를 이어가던 윤이나는 첫 날 더블보기로 무너졌던 7번 홀(파3)에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윤이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벙커에 들어갔고 벙커 샷을 한 공도 핀과 3m나 떨어져 보기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이 퍼팅을 홀에 넣고 타수를 잃지 않았다. 전날 보기가 나왔던 8번 홀(파5)에서는 2m에 붙여 버디를 더했다.
하지만 전반에서 4타를 줄이면서 기세등등하게 후반으로 넘어갔던 윤이나에게는 ‘보기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11번 홀(파3)에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3퍼트가 나왔다. 이날 첫 보기였다. 보기는 보기를 불렀다. 12번 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치기는 했지만 그리 어려운 칩샷 상황이 아니었지만 너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니 1m 넘게 지나쳤고 돌아오는 퍼팅을 놓치면서 다시 보기가 나왔다. 13번 홀(파4)도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3연속으로 보기가 나왔다.
다행히 14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1.5m에 붙여 버디를 잡으면서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마지막 4개 홀에 난도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몰려 있다는 것이다. 17번 홀(파4)이 가장 어렵고 18번 홀(파4)이 두 번째 그리고 15번 홀(파3)도 세 번째로 난도 높은 홀이었다.
하지만 15번 홀에서 10m 쯤 되는 버디 퍼팅이 홀로 홀연히 사라졌다. 윤이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믿기지 않는 버디였다.
이날 버디 딱 1개만 나온 17번 홀에서는 편안히 파로 넘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더하면서 4타를 줄인 윤이나는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공동 4위(12언더파 276타)를 완성했다. 윤이나는 최근 4개 대회에서 ‘공동 6위-공동 17위-단독 4위-공동 4위’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결과 평균 타수 5위(70.29타), 상금 6위(79만 3478달러), CME 포인트 14위(571점) 등 LPGA 톱랭커로서 자리를 제대로 잡아가고 있다.
경기 후 윤이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나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했다.

우승컵은 예상대로 넬리 코르다(미국)의 몫이었다.
이날 2언더파 70타를 친 코르다는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해 인뤄닝(중국)과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을 5타 차이로 넉넉하게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35만 달러(20억 원)다.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코르다는 올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2위-2위-2위-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세계 2위인 코르다는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한 세계 1위 지노 티띠꾼(태국)을 제치고 다시 여왕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3위 김효주는 3타를 줄이고 단독 6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고 유해란과 황유민이 공동 12위(4언더파 284타)에 올랐다.
이날 공동 16위로 시작했던 국가대표 양윤서는 4오버파 76타로 흔들리면서 공동 38위(이븐파 288타)로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오태식 선임기자 ot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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