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광명전기]④ 경영진 vs 피앤씨테크, 6월 임시주총 격돌

조광식 피앤씨테크 회장이 나반홀딩스와 합동 전선을 꾸리고 광명전기 경영권에 재도전한 가운데, 전경우 광명전기 대표이사를 필두로 회사 측도 방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양측의 진검승부는 오는 6월 임시주총에서 결판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출자 '공격'에 지배구조 재편 '반격'
지난달 열린 광명전기 정기 주주총회의 경우 정족 수조차 확보하지 못하며 의안이 오르지도 못했다. 이후 오는 6월 1일 임시 주총이 열릴 예정인데, 이사진 교체가 걸린만큼 사실상 경영권의 분수령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경영권을 지키고자 하는 쪽과 넘보는 쪽 모두 표심 확보에 여념이 없다.
광명전기는 올해 1월 피앤씨테크와 조광식 회장을 상대로 89억원 규모의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조 회장의 피앤씨테크 지분 취득을 무효화하는 내용이다. 피앤씨테크가 광명전기의 의결권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할 수 없도록 막겠다는 의도다.
지분율 기준으로는 조 회장을 필두로 한 피앤씨테크와 나반홀딩스 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피앤씨테크는 지난해까지 나반홀딩스를 통해 광명전기 지분율을 23.66%로 올리며 1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나반홀딩스가 소유한 잔여 지분(7.84%)까지 넘겨받으면 지분율은 31.5%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광명전기 지분을 단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영진들은 지분율 경쟁에서 한참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고육책을 썼다. 올 초 38억원을 투입해 피앤씨테크의 의결권 있는 주식 10.1%를 취득했다. 피엔씨테크 뿐만 아니라 광명전기도 상대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양사는 서로의 지분을 보유한 상호 출자 관계가 됐다.
이는 상호주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점을 이용해 피앤씨테크의 의결권을 박탈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현행 상법(제369조 3항)상 회사와 자회사 및 모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 주식 총수의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했을 경우 다른 회사가 보유한 회사 또는 모회사 주식은 의결권이 사라진다. 이런 규정을 활용해 실제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방어한 전례가 있으며, 최종적으로 '적법' 판결이 나왔다.
광명전기 경영진은 소액 주주의 의결권 위임을 구하는 등 표심 모으기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분 매집도 시도했지만, 상장 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되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후문이다.
임시주총 의장 놓고 힘겨루기
광명전기 이사진의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현재 상황은 피앤씨테크-나반홀딩스 연합에 다소 유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광명전기 경영진의 회심의 카드인 상호 출자 고리가 무력화됐다. 피앤씨테크는 상호 의결권이 제한되는 지분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정비했다. 지난 17일 자사가 보유한 광명전기 지분 전량을 우호 세력인 에이치케이홀딩스에 양도했다. 동시에 이번 지분 매각으로 수취한 123억원으로 에이치케이홀딩스 지분 98.4%를 샀다. 피앤씨테크→에이치케이홀딩스→광명전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광명전기 입장에서는 이제 조 회장의 표 행사를 막으려면 지분 10%를 초과하는 에이치케이홀딩스 지분을 새로 사들여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현금 사정은 차치하더라도 피앤씨테크가 에이치케이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리 만무하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의장을 어느 쪽이 차지할지 여부도 핵심 포인트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의장이 안건 상정 여부와 의사 일정 관리, 발언권 제어, 퇴장 명령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광명전기는 전경우 대표를 주총 의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조 회장과 나반홀딩스 연합이 3자(오창석 무궁화신탁·나반홀딩스 회장) 의장 선임을 주주 제안 했다. 주총 의장 선임을 포함해 피앤씨테크-나반홀딩스의 주주 제안들은 모두 특별 의결 사항이다.
피앤씨테크와 나반홀딩스는 이사회 의장 선임이 뜻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오는 6월 열리는 임시주총이 광명전기 경영진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보고 법원에 또 다른 임시주총 개최를 요청했다. 임시주총 진행을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에게 맡기겠다는 의도다.
이를 반격하기 위해 광명전기 경영진은 6월 임시주총에서 나반홀딩스의 3자 의장 선임안을 상정할테니 주총 신청을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나반홀딩스 측의 임시주총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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