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향한 암살 시도 반복 왜…역대 미국 대통령 4명 사망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은 이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로 의심된다.
이날 워싱턴DC의 워싱턴 힐튼호텔 지하 연회장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현장 참석자들이 황급히 엎드려 몸을 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5년만에 처음으로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해 행사장 안쪽 연단 위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주요 언론인들과 환담을 나누던 중 몇차례 총성이 울렸다. 장내 소음에 묻혀 참석자들이 즉시 알아차리지 못한 순간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투입되면서 긴급 대피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이 놀라 일제히 바닥에 몸을 숙이는 등 아수라장이 생중계 중이던 방송화면에도 그대로 노출됐다.
이날 만찬에는 JD 밴스 부통령,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31세 남성 콜 토마스 앨런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AP 통신은 용의자가 캘리포니아 공과대(칼텍)을 졸업한 뒤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LA 인근에서 교사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CNN은 용의자가 이날 호텔에 투숙하다 만찬장 인근에서 장총을 조립한 뒤 만찬장 앞 보안검색대로 돌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총 세 차례나 직접적인 총격 위험에 노출됐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건은 2024년 7월 13일 대선 후보로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받은 일이다.
암실을 시도한 토마스 매슈 크룩스는 현장에서 사실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상단에 총상을 입었다.
그는 부상 직후 주먹을 불끈 쥐며 "싸워라(Fight)"라고 외쳐 화제가 되었으나, 현장에 있던 지지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2024년 9월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도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웨스트팜비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했다.
당시 비밀경호국(SS) 요원이 골프장 울타리 너머로 총구를 내밀고 있던 용의자를 발견해 선제 사격했다.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는 범행 현장(울타리 인근)에서 12시간 동안 매복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용의자의 가방에서 AK-47 스타일 소총과 카메라 등이 발견됐다.
2016년 6월엔 라스베이거스 유세 중 영국인 마이클 샌포드가 유세장에서 경찰관의 권총을 탈취해 트럼프를 쏘려다 미수에 그치는 일도 있었다. 그는 나중에 트럼프를 살해하려 했다고 자백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극단적인 정치적 갈등과 같은 사회적 요인과 함께, 비밀경호국(SS)의 운영 및 전술적 실책이라는 보안상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지형이 극도로 분열되면서 특정 정치인을 '민주주의의 적'이나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는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폭력을 정당한 해결책으로 믿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대규모 야외 유세와 골프 라운딩처럼 동선이 공개되거나 보안 취약점이 노출되기 쉬운 외부 활동을 선호하는 트럼프 특유의 행보도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요인이 된다.
비밀경호국은 최근의 사건들을 통해 치명적인 보안 결함을 드러냈다. 2024년 7월 버틀러 유세 당시, 비밀경호국은 현지 경찰과 보안 구역을 명확히 나누지 않았고 통신 채널조차 단일화되지 않아 용의자 발견 보고가 제때 전달되지 않았다.
저격범이 옥상에 있다는 사실이 총격 5분 전에 파악되었음에도, 무선 전송 실패와 모바일 기기에 의존한 안일한 보고 체계로 인해 대응 기회를 놓쳤다.
유세장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건물의 지붕이 감시 범위에서 제외되거나, 골프장 울타리 너머의 매복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는 등 기본적 경계 원칙이 무너진 것도 기본적인 사각지대 관리소홀이라 할 수 있다.
총격 직후 요원들이 대통령을 즉시 완전히 엄호하여 대피시켜야 했으나, 트럼프가 대중에게 신체 일부를 노출하며 주먹을 치켜드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해 추가 공격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의회는 주요 대선 후보에게도 현직 대통령과 동일한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비밀경호국은 인력 충원과 기술적 보안 자산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현직 대통령이 총탄에 쓰러진 사건은 총 네 차례 발생했다.
1865년 4월 14일, 남북전쟁이 북군의 승리로 기운 지 불과 며칠 뒤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은 워싱턴 D.C.의 포드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던 중, 남부 지지자이자 배우였던 존 윌크스 부스에게 근거리에서 저격당했다. 부스는 무대 위로 뛰어내려 "폭군에게는 언제나 이런 결과가!"라고 외치며 도주했으나 결국 사살됐다. 링컨의 죽음은 전후 재건 과정에 큰 혼란을 야기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뼈아픈 손실 중 하나로 기록됐다.
1881년 7월 2일, 제임스 A. 가필드 대통령은 기차역에서 자신을 지지했음에도 공직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찰스 기토의 총격을 받았다. 가필드 대통령은 등과 복부에 총상을 입었는데, 사실 총상 자체보다 이후의 의료 사고가 더 치명적이었다. 당시 위생 관념이 부족했던 의사들이 소독되지 않은 손가락과 기구로 몸 안의 탄환을 찾으려 시도하다가 패혈증을 유발했고, 그는 두 달간의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이 사건은 이후 미국의 공무원 임용 제도를 개혁하는 계기가 됐다.
1901년 9월 6일,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은 뉴욕주 버펄로에서 열린 범미 박람회장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던 중 암살자 레온 촐고츠를 마주했다. 촐고츠는 손에 붕대를 감은 척 위장하고 그 안에 숨긴 권총으로 대통령의 복부를 쐈다. 매킨리는 수술 후 회복되는 듯 보였으나 탄환이 관통한 부위가 괴사하며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대통령직을 승계하며 미국의 강경한 대외 정책 시대가 열렸다.

1963년 11월 22일 발생한 존 F. 케네디 암살 사건은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암살로 꼽힌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카 퍼레이드 중이던 케네디 대통령은 인근 건물 6층에서 리 하비 오스왈드가 쏜 저격용 소총탄에 머리와 목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숨졌다. 암살범 오스왈드 역시 이틀 뒤 호송 과정에서 피격당해 사망하면서,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수많은 음모론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 이후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의 의전과 보안 체계는 비약적으로 강화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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