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제약바이오 해부②] '레모나' 명성 무색...경남제약, '만성 적자' 굴레

임서아 기자 2026. 4. 27. 10:3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00원대 갇힌 주가…20년 만에 '97% 폭락' 참사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 늪'…구조적 부실 심각
주식병합으로 급한불 껐지만…전환사채 '폭탄' 대기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과 함께 '동전주 퇴출' 기준을 도입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옥석가리기 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그간 기술력과 성장 기대를 기반으로 상장된 기업들이 이제는 매출과 이익으로 생존을 입증해야 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본지는 동전주 구간에 진입했거나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대상으로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한 심층 분석을 통해 각 기업의 생존 가능성과 구조적 리스크를 점검한다.
[출처=경남제약]

국내 소비자들에게 노란색 패키지의 비타민 '레모나'로 친숙한 경남제약이 벼랑 끝에 몰렸다. 한때 국민 비타민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했지만 현재는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잦은 경영권 분쟁과 만성 적자가 발목을 잡으면서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경남제약은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거래 정지를 반복하며 투자자들에게 이미 '위험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주식 병합으로 시간을 벌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수익 구조 개선과 경영 안정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레모나는 과거의 영광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레모나' 명성 어디로…'2만원대' 주가는 옛말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2001년 11월6일 코스닥 상장 직후 9700원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2001년 말에도 7100원선을 유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코스닥 시장의 우량주 중 하나로도 꼽히며 관심을 받았던 기업이다. 

주가는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2007년 4월 16일에는 종가 기준 2만1092원을 기록했다. 당시 장중 최고가는 2만5792원까지 치솟으며 기업 가치의 정점을 찍었고 같은 해 7월에도 2만4000원대를 유지하며 황금기를 보냈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 주가는 700원대 중반에서 횡보 중이다. 최고가 대비 무려 97% 이상 폭락한 수치이며 최근 5년 사이에도 90%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사실 매출 감소와 적자 폭의 확대다. 경남제약의 작년 당기 매출액은 약 559억원으로 전년(608억원) 대비 약 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약 17억원을 기록했으며 판매비와 관리비(168억원) 비중 매출 총이익을 상회하고 있어 본업에서의 수익 구조가 깨진 상태다.

당기순손실은 약 90억원으로 전년도의 일시적인 흑자(자산 매각 등 영향)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6억8000만원으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며 영업을 할수록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비타민 레모나. [출처=경남제약]

여기에 잦은 자본금 변동은 기업의 가치를 더욱 훼손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무상감자,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특히 2024년 6월 결손금 보전을 위해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이는 재무 구조가 그만큼 취약해졌다는 뜻이다. 

◆전환사채 만기 도래 '리스크'…주식 병합으로 '긴급 방어'

경남제약은 현재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두 사채 모두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와 재무적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가 700원대 중반에서 횡보하고 있어 전환가격과 차이가 크지 않거나 오히려 낮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채권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현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100억원 규모(발행가 기준)의 사채 상환 요구가 집중될 경우 회사의 유동성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만약 주가가 올라 전환권이 행사된다고 해도 현재 주가 수준에서 대량의 신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경남제약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는 지배구조와 그로 인한 잦은 경영진 교체다.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이끌어야 할 대표이사가 최근 몇 년 사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단기간에 수장이 교체되다 보니 일관성 있는 사업 추진은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다. 

경남제약이 최근 선택한 카드는 주식 병합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 주가가 일정 기간 연속으로 1000원 미만일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하는 요건을 강화하자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해 퇴출을 면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경남제약은 주식 병합에 따른 전자등록 변경 등을 사유로 지난 14일부터 매매 거래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이번 병합을 통해 표면적인 주가는 1000원 위로 올라오며 동전주 꼬리표는 뗄 수 있겠지만 기업 가치의 변화가 없는 병합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긴 호흡의 연구개발과 일관된 마케팅 전략이 생명인데 대표이사가 수시로 교체되는 구조에서는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라며 "인위적인 주가 부양으로 동전주를 벗어날 수는 있지만 본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시 주가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