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권침해 재심 과반 이상 무죄구형...“실질적 정의 실현”

강지은 기자 2026. 4. 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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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브리핑실에서 검찰 과거 인권침해 사건 재심에 대한 접근 방식 개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3년간 검찰이 재심 사건에서 무죄 또는 면소를 구형한 경우가 과반을 넘은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검찰은 “위법 증거를 배제한 뒤 남은 증거만으로 유죄 입증이 어려운 경우 백지구형을 지양하고 무죄를 구형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2023~2025년 서울고검·중앙지검에 접수된 재심 청구 218건 중 91건(41.7%)에 대해 재심 개시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재심이 개시된 107건 중 63건(58.8%)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를 구형했다”고 밝혔다.

재심은 유·무죄의 기초가 된 사실에 대한 법원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당부를 다시 심리하는 절차를 뜻한다. 1~3심을 거쳐 확정된 판결을 번복하는 비상(非常) 절차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고문·강요 등으로 허위 진술을 받아내는 등 위법 수사로 확보한 증거가 재판에 사용됐을 경우도 재심 사유다.

과거 검찰은 재심 사건에서도 무죄를 구형하는 것을 금기시해 왔다. 죄가 없다고 볼 경우에도 무죄 구형 대신 백지 구형(검사가 피고인에 대한 구체적인 형량을 정하지 않고, 법원이 양형을 알아서 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최근 검찰은 적극적으로 무죄 구형을 하는 방향으로 재심 사건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작년 12월 검찰은 1945년 조선공산당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선정판사 인쇄소에서 지폐를 위조했다는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학암 이관술 선생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공범들이 불법으로 구금된 상태에서 한 진술 이외의 증거로는 이관술 선생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재심 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고 한다. 종전에는 주로 고령의 당사자나 유족이 재심을 청구하곤 했다. 재심을 위해서는 청구인들이 직접 수사기관의 불법 행위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했다. 그러나 사건 기록 보존 기간이 지나 폐기되었거나, 수사 기관이 아닌 재심 청구인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다.

이에 검찰은 작년 10월부터 판결문, 구속영장 등 수사·재판 자료와 과거 사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재심 청구가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적극적으로 재심 개시 의견을 내고 있다. 1986년 군사 독재에 항거하는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에서 검찰은 당시 언론 보도와 수사 자료를 분석해 구속영장 발부 시점이 위법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작년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1건에 그쳤던 재심 개시 인용 의견 제출 건수가 10월 이후부터 지난 20일까지 24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틀 안에서 개별 사건의 정의 실현과 국민 신뢰 회복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심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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