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엔비디아 이어 구글까지…한국, 글로벌 AI 협력 확대

이수영 기자 2026. 4. 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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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 이후 10년 만에 방한
오픈AI·엔비디아 이어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
소버린 AI 키우며 글로벌 빅테크 협력 병행
2016년 한국 사회에 인공지능(AI) '알파고 충격'을 안겼던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왼쪽)가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하사비스 CEO를 직접 접견하고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진=구글

이재명 정부가 오픈AI와 엔비디아에 이어 구글 딥마인드까지 글로벌 인공지능(AI) 협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술과 인재를 기반으로 한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면서도 데이터센터, 반도체, GPU, AI 서비스 등 글로벌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는 손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AI 3강 도약을 목표로 내건 정부가 소버린 AI와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를 접견한다. 양측은 AI 기술 발전과 책임 있는 AI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사비스 CEO는 지난 2016년 한국 사회에 AI '알파고 충격'을 안겼던 인물이다. 당시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총괄하며 AI의 파급력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알파고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하사비스 CEO는 현재 구글 딥마인드를 이끌며 구글의 AI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 AI 빅테크 협력 넓히는 정부

이번 만남은 이재명 정부가 글로벌 AI 기업과 협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AI 3강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오픈AI,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구글 딥마인드까지 협력 논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부의 AI 네트워크도 한층 넓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오픈AI와 AI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픈AI는 전남과 포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삼성·SK와는 2029년까지 90만 웨이퍼 규모의 메모리 공급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공급망을 한국에서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올트먼 오픈AI CEO는 당시 "한국은 뛰어난 기술 인재,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강력한 정부 지원, 활발한 AI 생태계 등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엔비디아와는 AI 인프라와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당시 양측은 최신 GPU 26만장 이상을 포함한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핵심 AI 분야 기술 협력, 공동 연구, 인재 양성, 스타트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오픈AI와의 협력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망,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GPU와 피지컬 AI 인프라에 무게가 실렸다면 구글 딥마인드와의 논의는 AI 모델과 서비스, 책임 있는 AI 활용 영역에서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사비스 CEO가 이끄는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 이후에도 구글의 AI 모델 개발을 주도해온 핵심 조직이다. 구글은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를 앞세워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생성형 AI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소버린 AI·글로벌 협력 투트랙

정부가 글로벌 AI 기업과 접점을 넓히는 것은 독자 AI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현재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독파모)'를 추진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챗GPT처럼 여러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대형 AI 모델을 뜻한다. 정부는 독파모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기술력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한국형 AI 생태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독파모는 외산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지만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기술과 인프라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AI 경쟁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 서비스 생태계가 함께 맞물리기 때문이다. 오픈AI와의 데이터센터·반도체 협력, 엔비디아와의 GPU 인프라 논의, 구글 딥마인드와의 기술·인재 활용 논의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자체 모델을 개발하면서도 업무 성격과 비용, 보안 수준에 따라 해외 모델을 함께 활용한다. 정부의 글로벌 AI 협력 역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반도체, 모델, 서비스, 인재 교류를 아우르는 형태로 설계될 때 국내 AI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다.

이번 하사비스 CEO와의 만남 이후 구체적인 협력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접견이 상징적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국내 투자와 공동 연구, AI 인프라 확충, 기업 간 협력 사례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이 AI 3강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독자 기술 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함께 끌고 갈 실행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수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