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피지컬 AI’ 패권전쟁에서 美에 2년 뒤처져…EU도 1년 앞서[문화산업포럼 2026]
피지컬AI혁명과 테크노헤게모니
내달 12일 FKI타워서 포럼 개막
美, ‘국가로봇委 설립’ 법안 추진
中, 세계 로봇 공급망 선점 야심
EU, 플랫폼 개발을 핵심과제로
日, 2040년까지 세계 3위 목표
韓 ‘인간 - 로봇 상호기술’ 뒷걸음
데이터 획득위해 제도 개선해야

‘초고속 진보와 대규모 실직의 갈림길.’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월 발간한 ‘인공지능(AI)과 인재-새 경제 체제 일자리 시나리오’에서 피지컬 AI가 불러올 시나리오를 이처럼 분석했다. WEF는 “AI와 로보틱스의 수렴은 미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 불확실성 중 하나”라며 “기존의 육체노동자뿐 아니라 사무직 노동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AI 로봇이나 모빌리티를 관리하는 ‘지휘자’로 자리 잡을 경우 경제적 진보를 달성할 수 있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해 노동 이동성이 고갈될 위험도 커졌다고 WEF는 지적했다. AI가 로봇·모빌리티와 결합해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 등 기술 선진국들이 올해를 나란히 피지컬 AI 원년으로 선포하고 국가의 명운을 건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 가상 세계에서만 존재하던 AI가 물리 세계에서 활동하며 가져올 생산성과 고용 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충격에 맞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선도하기 위해 민·관·학이 힘을 합친 국가 간 총력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정보기술(IT)·제조업 강국인 한국도 정부와 민간 기업이 힘을 합쳐 피지컬 AI 역량 확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글로벌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역량이 뒤떨어져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문화일보가 다음 달 1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개최하는 ‘문화산업포럼 2026-피지컬 AI 혁명과 테크노헤게모니’를 앞두고 올해 각국의 산업 발전 전략을 분석한 결과, 주요국들은 피지컬 AI를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AI·로봇·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미국이다. 미 의회는 최근 ‘국가로봇위원회’ 설립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는 자국의 로봇 산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최초의 연방 법안으로, 사실상 중국의 ‘로봇 굴기’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안보 전략에 해당한다. 해당 법안에는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의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동시에, 로봇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노동자들의 재교육을 지원하는 교육 정책 방안이 담겼다.
로봇과 모빌리티 선진국인 중국은 물량과 속도를 앞세워 미국을 압도하는 피지컬 AI 선진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5차 5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로 ‘AI+ 이니셔티브’를 설정하고, 내년까지 전 산업 분야에 ‘AI 에이전트’ 침투율을 7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및 체화지능(피지컬 AI) 표준 체계를 공식 발표하며 전 세계 공급망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EU는 지난 1월 발표한 21조 원 규모의 연구혁신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에 산업 및 서비스용 로봇 플랫폼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일본도 경제산업성 주도로 오는 2040년까지 미·중에 이은 세계 3대 피지컬 AI 강국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관련 경쟁력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피지컬 AI의 핵심 경쟁력인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수준은 2024년 기준 미국 대비 80% 수준에 머물렀다. 2022년에는 기술 수준이 미국 대비 85%였지만 오히려 더 떨어진 것이다. 미국과의 관련 기술 격차는 2년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중국(1.4년)·일본(1.5년)·EU(1.0년) 등과 비교해도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AI 로봇 기술 개발을 위한 데이터 획득을 도울 수 있는 법·제도적 개선을 통해 학·연·산에서 관련 분야의 문제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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