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 '천만 배우' 배종옥 추악한 과거 폭로…구교환, 피투성이로 경찰서行 ('모자무싸')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구교환은 고윤정의 코피를 멈춰 세웠고, 고윤정은 구교환에게 '영화감독'이라는 이름을 돌려줬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두 주인공의 정서적 연대를 통해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구원 서사를 완성했다.
26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4회에서는 황동만(구교환)과 변은아(고윤정)가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온 고통을 처음으로 깊이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처참한 현실 속에서도 함께 울고 웃는 두 사람의 관계는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이날 변은아는 자신을 덮쳐오는 분노와 절망,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결국 '자폭하고 싶은' 감정으로 번지고, 그때마다 코피를 쏟게 된다고 털어놨다. 황동만 역시 자신의 귀에 "너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속삭이는 괴물 같은 목소리를 밀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쏟아낸다고 고백했다. 겉으로는 엉뚱하고 시끄러워 보였던 황동만의 수다에도, 그 나름의 생존 방식이 숨어 있었던 셈이다.
황동만을 향한 박경세(오정세)의 독설은 다시 한번 날카롭게 꽂혔다. 김치찌개집에서의 2라운드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박경세는 황동만에게 7개 항목으로 정리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황동만을 실력도 재미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으로 규정하며, 앞으로도 정신 차리지 말고 배짱과 허세로 일관성 있게 살라는 식의 조롱을 퍼부었다. 누군가에게는 장황한 비난에 불과했을 메시지였지만, 황동만의 마음속에는 거센 눈보라처럼 들이쳤다.
변은아의 하루도 다르지 않았다. 최동현(최원영) 대표는 또다시 변은아를 몰아붙였다. 이준환(심희섭) 감독이 B급 정서로 수정한 시나리오가 훨씬 재미있다는 변은아의 리뷰가 있었다는 말은 최동현의 분노를 자극했다. 여기에 선배 PD 최효진(박예니)까지 변은아를 향해 "잠깐 반짝한 걸 재능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식으로 상처를 보탰다.

상처투성이의 하루 끝, 두 사람은 다시 연결됐다. 황동만은 배달 음식이 와도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가위에 눌렸고, 변은아는 수건이 흥건해질 만큼 코피를 흘렸다. 변은아는 황동만에게 전화를 걸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황동만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가위 눌린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는 "싸울 사람이 모자라 가위랑도 싸워야 하냐"며 한탄하다가, 이번에는 싸우지 않고 그냥 상대하지 않았더니 가위가 당황한 듯 스르륵 사라졌다고 말했다. 힘들게 하는 것과 매번 정면으로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황동만식 위로에 변은아는 울면서도 웃었다. 황동만은 최종심에 오른 시나리오 면접에서 "왜 영화하냐"는 질문을 받고 울컥했던 일까지 꺼냈다. 그는 지구 반대편의 타인에게서도 나를 발견하는 전 지구적 연대, 즉 '올 포 원, 원 포 올'을 이야기했다고 떠들어댔다.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고백이었지만, 두 사람은 그 안에서 낄낄 웃었다.
한참을 말한 뒤 황동만은 다시 '파워'를 얻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변은아의 코피는 마법처럼 멈췄다. 황동만의 수다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변은아를 현실로 붙잡아두는 작은 구조 신호가 됐다.
변은아는 달라졌다. 그동안 자신에게 함부로 구는 사람들을 피해왔던 그는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기로 했다. 먼저 최효진에게 "차라리 황동만처럼 대놓고 신나해달라"며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깎아내리는 위선을 짚어냈다. 이어 최동현에게도 "파워 있는 것과 안하무인한 걸 헷갈리지 말라"고 일갈했다. 변은아는 자신이 얌전할 뿐 약한 사람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 뒤, 사표가 아니라 조퇴를 선언하고 당당히 사무실을 나섰다.
황동만 역시 자신을 무시했던 박경세를 찾아갔다. 그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은 늘 불행할 것이라는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자신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으며, 자신이 존재한다고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드립을 멈출 생각도, 말을 줄일 생각도 없다고 외쳤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졌다. 형 황진만(박해준)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내가 직접 처리하겠다"고 나선 황진만은 동생 황동만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결국 이들은 모두 경찰서로 향하게 됐다.
이날 방송의 절정은 경찰서에서 찾아왔다. 직업을 묻는 경찰 앞에서 '무직 트라우마'를 가진 황동만은 크게 흔들렸다. 그 순간 변은아가 나타났다. 그는 황동만을 대신해 그를 "영화감독"이라고 말했다. '무직'도, '잉여'도 아닌 황동만의 가장 빛나는 이름을 불러준 것이다. 변은아의 한마디는 황동만의 심장을 낯선 전율로 뛰게 만들었다.
한편 또 다른 비밀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천만 관객이 예상되는 영화 '마이 마더'의 주연 배우 오정희(배종옥)를 둘러싼 폭로글이 공개됐다. 글에는 23년 전 무명이었던 오정희가 어린 딸을 홀로 방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배우 장미란(한선화)과 모녀처럼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오정희에게 불편함을 느낀다는 폭로였다.
현재의 변은아가 영화 '마이 마더' 포스터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장면과, 부모에게 버려진 사실이 들통날까 두려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먹고 자며 버텼던 9살 변은아의 과거가 겹쳐지면서 궁금증은 커졌다. 변은아의 코피 증후군을 만든 존재, 이른바 '이응 미음'이 오정희였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깊어졌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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