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내역 메일로 보냈다” 양평 공흥지구 재판서 드러난 새 단서 [특검IN]

전다현 기자 2026. 4. 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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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이 기소했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최근 재판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이 증거가 향후 특혜를 입증할 핵심 정황이 될 수 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 ⓒ시사IN 이명익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재판에서 새 증거가 나왔다. 4월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한양경제연구원 소속 A씨는 과거 양평군의 용역을 받아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산정 업무를 수행했던 인물이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A씨는 기부채납 토지 가액을 기타 항목이 아닌 개발비용에 포함시키는 실수를 했다며 “수정한 내역을 2017년 1월11일 저녁 10시 양평군 담당 공무원인 정 아무개 피고인에게 이메일로 보냈다”라고 증언했다. 특검이 증거 기록에 없다며 해당 이메일이 남아 있는지 묻자 A씨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간 수사 과정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이메일’의 존재가 법정에서 처음 공개된 것이다.

이 이메일이 재판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는 공흥지구 개발부담금이 감액된 일련의 과정과 시점 때문이다.

김건희씨 일가의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진행한 공흥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양평군은 2016년 11월17일 개발부담금 17억4868만9650원을 예정 통지했다(1차). 하지만 같은 해 12월 이에스아이엔디가 제출한 개발비용 자료를 인정하면서 2017년 1월5일, 부과액을 6억2542만6840원으로 줄여 통지했다(2차). 이후 2017년 3월23일 이에스아이엔디는 처분가격을 종료 시점 지가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며 한 차례 더 정정 신청을 했고, 같은 해 6월23일 양평군은 최종적으로 개발부담금을 ‘0원’으로 감면했다(3차).

A씨가 계산 오류를 바로잡아 수정한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다고 증언한 날짜는 2차 통지가 이루어진 직후인 1월11일이다. A씨의 증언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양평군 공무원은 부담금이 잘못 산정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3차 통지에서 0원의 개발부담금을 결정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특혜였음을 입증할 핵심 정황이 될 수 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김건희씨의 오빠 김진우씨가 4월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아파트 개발 인가 기간을 과거로 거슬러 연장해준 ‘소급 적용’ 역시 주요 특혜 의혹 중 하나다. 당초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은 2012년 11월22일부터 2년 동안 사업 허가를 받았다. 통상 공사가 지연되면 사전에 연장 신청을 해야 하지만, 이에스아이엔디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양평군은 이미 인허가 기한이 만료된 2016년 6월20일, 도시개발 구역 실시계획 인가 기간을 1년8개월가량 소급 적용해 사업 기간을 늘려줬다.

의도적 특혜 여부가 쟁점

이 같은 의혹들은 2021년 제20대 대통령선거 기간에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양평군은 자체 감사를 통해 산정 오류를 인정하고 같은 해 11월, 1억8768만4630원을 다시 부과했다(4차). 이어 2021년 12월, 경기도 역시 감사를 벌여 양평군이 1차 공시지가 기준 시점과 2차 감정평가 기준 시점을 부적절하게 적용했고, 3·4차 부과 시에는 면밀한 검토 없이 시행사의 요구대로 감정평가 방식에서 처분가격 방식으로 변경해줬다며 기관경고를 내렸다.

이후 2023년 검찰이 이에스아이엔디 대표이사 김진우씨(김건희씨 오빠)와 시행사 관계자, 양평군 공무원 등을 기소해 재판이 진행됐지만, 김건희 특검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재판 중단을 요청했다. 그리고 2025년 12월, 특검은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국민의힘)과 전현직 양평군 공무원 두 명, 전직 언론인 한 명,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와 김진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5부에 배당됐다. 해당 사건의 재판장인 백대현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등 혐의 사건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한 바 있다.

특검 기소 이후 4월17일과 20일 두 차례 공판이 진행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이에스아이엔디 측의 서류 위조 여부다. 특검은 개발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김진우씨가 실제 3㎞가량인 토사 운반 거리를 18.5㎞로 늘려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2차 공판에서 특검은 “시행사가 제시한 운반 거리 등을 바탕으로 산정한 개발비용은 약 90억원이지만, 실제 3㎞임을 전제로 하면 약 60억원이 된다”라며 약 31억원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둘째, 김선교 의원과 양평군 공무원들의 공모 및 특혜 제공 여부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특검 참고인 조사 이후 사망한 정희철 단월면장 사건이 1차 공판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선교 의원 측은 고인의 유서를 근거로 “(특검이) 전혀 없는 사실을 허위 사실로 조작하다가 정희철 면장이 사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은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을 언급하면서 “고인의 행적을 살펴보면 (고인이) 김선교 의원 보좌관을 여러 차례 만났다는 취지의 언론보도가 있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4월17일 1차 공판에서 김선교 의원은 정희철 단월면장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특검이 표적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시사IN 이명익

〈시사IN〉이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양평군 단월면장에 대한 인권침해 직권조사 결정문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고인에게 직무를 남용해 특정 진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관련 수사관들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다만 공판에서 특검이 언급한 것처럼 “특검 조사 이후 고인이 A의원 보좌관과 수차례 전화 통화하고 두 차례 만난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인이 느꼈을 심리적 압박의 원인이 특검 수사에만 한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일부 위원들의 반대 의견이 명시돼 있다.

다음 공판 기일은 5월15일과 6월5일 예정돼 있다. 김선교 의원은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인 김기윤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고, 최은순·김진우씨는 판사 출신 권순건 변호사를 포함해 법무법인 광장이 변호를 맡았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오류들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공모로 인한 ‘특혜’였는지 명확히 증명해내는 것이 특검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될 전망이다.

전다현 기자 allhye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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