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거포 박병호, 모두를 울린 은퇴식 “마지막이 히어로즈 그것만으로 충분”

김하진 기자 2026. 4.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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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치른 박병호 코치가 아들과 함께 시구 시타 이벤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소속으로 특별엔트리 등록
감동 은퇴사에 원태인·안우진도 눈물
“1명이 100명처럼 응원해준 팬들 감사
이젠 코치로 후배들 성장 돕겠다”

박병호 키움 잔류군 선임코치가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 이력을 ‘키움 히어로즈’의 선수로 마무리했다.

박병호 코치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 코치가 키움 소속으로 경기에 나온 건 2021년 10월30일 KIA전 이후 1639일 만이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가한 박 코치는 “특별 엔트리에 등록 되면 마지막 팀이 키움이 된다고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2005년 LG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 코치는 2011년 트레이드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적 후 자신의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21년까지 키움 소속으로 뛰면서 2012~2013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것은 물론 역대 최다인 6차례 홈런왕을 차지했고 1루수 골든글러브도 6차례나 수상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KT로 이적한 박 코치는 2024시즌에는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옮겨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지만 마음속에는 키움에 대한 마음이 가장 컸다. “가장 힘든 순간에 키움에 와서 박병호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해준 팀이다. 예전에도 ‘나에게 키움이란?’이라는 질문을 받아봤는데 ‘박병호에게 야구란?’이란 질문과 같다고 생각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힘들지만 소중한 추억이 담긴 팀”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했고 은퇴식이 뒤늦게 열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박 코치는 “어렸을 때부터 은퇴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행복하게 야구를 마무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나도 그런 선수들 중 한 명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현역 시절 키움의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가을야구의 기쁨도 많이 누렸다. 하지만 키움은 최근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고 이날 경기까지도 9위를 기록하는 등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그는 “일단 고참 선수들한테 바라는 건 선수단이 너무 어리기 때문에 선수들을 이끌려고 하는 게 굉장히 어려울 거다. 고참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면서 “어린 선수들은 시합 나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정말 지금 한 타석, 한 경기 나가는 것을 소중하게 느끼고 경기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하기도 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박병호는 “선수 시절 마지막을 삼성에서 하게 돼 아쉬운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키움에서 코치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마음속에는 항상 히어로즈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돌아온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뻐해 주셨고 이제 은퇴식을 한다고 하니까 아쉬워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부터 팬분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1명이 정말 100명처럼 성원을 보내주셨기 때문에 너무나 감사했다. 그동안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앞으로 코치로서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게 지도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은퇴식에서 박 코치는 양 팀의 관계자와 선수단, 팬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은퇴사를 이야기하며 중간중간 울컥하기도 했다. 그를 바라보던 삼성 원태인, 키움 안우진 등 양팀 선수들도 눈물을 흘렸다. 박 코치는 “그동안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는 코치로서 좋은 선수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라고 인사했다.

은퇴사를 마친 후에는 양 팀 선수단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 코치는 환한 미소로 아들과 함께 시구, 시타 행사를 가졌다. 현역 시절 타격을 하기 전 루틴을 그대로 보여준 박 코치는 아들이 던진 공에다 스윙을 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박 코치는 경기가 개시된 뒤 이날 선발 투수인 박준현에게 공을 넘겨주고 임지열과 교체됐다. 이날 데뷔전을 치르는 박준현은 박 코치와 절친한 사이인 박석민 삼성 2군 코치의 아들이다.

그라운드에서 걸어나오는 박 코치에게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 꽃다발을 들고 맞이했다. 둘은 뜨거운 포옹을 하고 함께 그라운드에서 벗어났고 팬들은 박수갈채로 인사를 대신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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