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가액비율부터 양도·보유세까지…집값 정조준한 ‘세제 종합세트’ 나오나[Pick코노미]
현실화율 인상 시행령부터 손볼 듯
거주 기간 축으로 장특공 개편 무게
‘최후 카드’ 보유세 선거 뒤 만지작
종부세 공제·법인 비업무용도 정조준
정부 “확정된 건 없어”…7월말 공개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명분으로 부동산 세제 전반의 정비를 연이어 지시하면서 오는 7월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는 양도소득세를 비롯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법인세까지 가계와 기업을 아우르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6·3 지방선거 이후 향후 2년간 큰 선거 일정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 흐름에 따라 정부가 세제 카드를 전면에 꺼낼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5월 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다시 시행되는 데 이어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 과세 정비까지 보유와 처분 단계를 모두 아우르는 백화점식 세제 개편이 줄줄이 예고된 상태다.
먼저 양도세 영역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보유 기간에 따른 장특공제를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이 대통령이 “보유만 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투기 권장”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만큼 거주 기간을 중심축에 두고 공제 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공제율은 보유와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을 적용해 합산 최대 80%까지 차감해 주는 구조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라 하더라도 직장 근무, 질병 요양, 전학, 혼인·부양, 상속 주택 등 실거주 예외 사유가 인정될 수 있어 새로운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둘러싼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기 목적과 불가피한 비거주를 구분하려면 행정적 부담이 큰 것은 맞다”면서도 “정책이 추진된다면 명확한 기준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유세 개편 향방 역시 이번 세법 개정안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정부와 여당 모두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는 세제 개편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 손질만으로 처리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와 재산세의 과세표준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비율을 끌어올리면 그만큼 세 부담이 커진다. 이 비율은 2009년 처음 도입된 뒤 2018년까지 80% 선을 유지하다 2021년 95%까지 올라갔고 윤석열 정부 들어 60%로 다시 내려간 상태다.
다만 보유세 과세기준일이 6월 1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점 이후 시행령을 고치더라도 올해분에는 반영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7월 세법 개정안에 인상 일정을 예고한 뒤 하반기 시행령 개정을 거쳐 내년 부과분부터 80~10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69%까지 낮아진 공시가격 현실화율 역시 공정시장가액비율과 비슷한 방식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정부는 당장 세율을 건드리기보다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을 통해 세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매물 출회가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조세저항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장특공제와 비슷한 맥락에서 종부세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역시 손질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장특공제와 달리 종부세 공제는 실거주 요건이 따로 없어 ‘거주 여부와 무관한 세제 혜택’이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20억~40억 원대 고가 주택을 겨냥해 세율 구간을 더 잘게 나누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매겨지는 종부세(현행 1~3%) 역시 과세표준 구간 재설정과 세율 인상이 검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청와대가 보유세 인상을 ‘최후의 카드’로 못 박은 만큼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매물 출회 흐름과 집값 추이를 살펴가며 강도를 조절할 공산이 크다.
80조 원 규모의 조세지출(세금 감면) 구조조정 역시 이번 세법 개정안에 함께 담길 전망이다. 올해 국세 감면액은 전년 대비 4조 원 늘어난 80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간 정부는 매년 일몰을 앞둔 조세 사업을 중심으로 점검해 존폐 여부를 결정해왔지만 올해는 278개 사업 전부를 구조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놓을 방침이다. 연말 일몰이 예정된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뿐 아니라 아직 일몰이 도래하지 않은 비과세·감면 제도까지 조정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
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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