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노동절이 반갑지 않은 이유

노푸른 2026. 4. 27. 06: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6년 5월1일은 법정 공휴일로서 맞는 첫 '노동절'이다.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63년 만인 지난해 11월, 법 개정으로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푸른 변호사(법무법인 강남)
▲ 노푸른 변호사(법무법인 강남)

2026년 5월1일은 법정 공휴일로서 맞는 첫 '노동절'이다.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63년 만인 지난해 11월, 법 개정으로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었다. 올해 4월에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노동절은 공휴일이 됐다. 하지만 지난주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사건과 아리셀 항소심 판결을 생각하면, 첫 노동절이 오고 있다는 사실에서 큰 의미를 느끼기 어렵다.

화물연대본부 CU지회 조합원들은 근로조건을 모두 결정해온 원청 BGF리테일에 지속적으로 교섭을 요구했으나 BGF리테일은 이를 회피했다. 이에 조합원들은 정당한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며 물류센터 앞에서 연좌농성을 진행했는데, 대체수송 차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자체에서도 BGF리테일과 경찰의 책임을 명확히 따져야 할 것이나, 더욱 문제인 것은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태도다. 이후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바로잡았으나, 화물연대 조합원을 개인사업자로 규정하며 이 사건이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표현한 노동부의 설명자료는 노조법 개정의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노동부의 존재의의를 의심하게 하는 것이었다. 모든 노동자의 요구를 개정 노조법 탓으로 돌리는 최근 보수언론의 태도를 생각해볼 때 더욱 그러하다.

사업장의 위험성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알아야 하는 사업주가 안전의무를 사실상 포기해 23명이 사망한 아리셀 참사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화재 발생 방지의무와 발생 후 대처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을 모두 인정하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공장 각 층에 비상구를 설치할 의무가 없고 비상통로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 박순관에게 1심에서 선고된 징역 15년형을 파기하고 4년형을 선고했다. 이 참사 앞에서도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다면,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형사 책임을 어떻게 물을 수 있을지를 의심하게 만든 판결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목적에 따른다면 피고인들에게는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됐어야 한다. 그러나 아리셀 참사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안전조치를 완전히 방치하지 않았다는 모순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피해자들에게 당연히 해야 할 손해배상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을 양형상 고려하며 위 형을 선고했다. 1심 판결이 사고 발생 후 합의하면 감형받는 세태를 지적하며 박순관에게 위 형을 선고한 점을 감안할 때 항소심 판결은 1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도 무시하며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사실상 포기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노조법이 개정되고 아리셀 1심 판결과 같은 성과가 있음에도 다시금 뒷걸음치는 정부와 법원 때문에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과 동료 조합원들의 슬픔은 커져만 가고 있다. 진짜 사용자가 교섭에 응해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안전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그에 걸맞은 책임을 부담했을 때만이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가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을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