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왜 펑펑 울었을까 "병호 선배님과의 추억 떠올라서"…이정후 눈물 셀카+김하성 편지까지


[스포티비뉴스=고척, 최원영 기자] 눈물바다가 됐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잔류군 선임코치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치렀다. 박병호 코치와 영웅 군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선발 에이스 안우진과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이 진심을 전했다.
은퇴식은 오프닝 영상으로 막을 올렸다. 이후 박병호 코치의 동료들, 은사들의 영상 메시지가 나왔다. 삼성과 키움의 꽃다발 및 기념 액자, 감사패 등 전달식이 이어졌다. 박 코치가 마이크를 들고 은퇴사를 말하자 몇몇 선수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우진이 펑펑 우는 모습도 보였다.
박 코치는 은퇴식 행사 후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나왔다. 아들이 시구를, 박 코치가 시타를 맡았다.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안착한 박 코치는 1회초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내야수들끼리 공을 돌린 뒤 박 코치에게 공을 전달했다. 내야수들은 모두 마운드에 집결했고, 박 코치가 선발투수 박준현에게 공을 건넸다. 플레이볼이 선언되자 설종진 키움 감독이 선수 교체를 진행했다. 서건창이 1루 부근으로 마중 나와 박 코치를 맞이했고, 교체된 박 코치는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단과 하이파이브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키움은 이날 삼성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스윕과 3연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안우진을 만나 눈물의 의미를 물었다. 안우진은 "(2018년) 내가 처음 팀에 입단했을 때부터 선배님이 팀에 계셨다. 타 팀으로 가시기도 했지만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됐다"며 "은퇴식 기념 영상에 나오는 옛날 모습들을 보며 여러 생각과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선배님께서 나를 많이 도와주셨고, 많은 걸 가르쳐 주셨다. 보고 배운 게 많았다"고 밝혔다.
안우진은 "그런 모든 것들이 다 감동이었고 뭉클했다. 지나간 시간들이 아쉽기도 했다. 선배님과 같이 뛴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혼자만 운 것일까. 안우진은 "(김)재웅이 형이 옆에 있었는데 형도 약간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이크가 꺼지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 모두 울었을 것이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박병호의 은퇴사 도중 마이크가 고장 나는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
안우진은 "경기 전 선배님 아들과 놀아줬다. 이후 은퇴 축하드린다고만 말씀드렸다. 너무 바쁘셔서 길게 대화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부탁했다. 안우진은 "내가 신인일 때 딱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셨다. 야구선수로서, 인생 선배로서 모범을 보이며 많은 걸 가르쳐 주셨다"며 "선배님이 알려주신 대로 후배들도 잘 따라가고 있다. 팀 문화가 잘 이어지는 듯하다. 은퇴 축하드리고, 정말 영광이었다. 코치님으로서도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은퇴식 장면을 캡처해서 올렸다. 'GOAT 52. 수고 많으셨습니다 최고의 선배님'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더불어 눈물 흘리는 자신의 얼굴 사진도 작게 첨부했다.
은퇴식 기념 영상에서 이정후는 "타석에 나갔을 때 선배님께서 뭔가 해주실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다. 선배님의 존재 자체가 내게는 그냥 영웅처럼 느껴졌다"며 "선배님과 함께 야구하며 프로다운 자세를 많이 배웠다. 그런 것들 덕분에 지금 내가 여기서 야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정후는 "코치로서 선배님 같은 선수를 또 한 번 만들어내셨으면 좋겠다. 언젠가 선배님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야구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며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언제나 선배님 옆에서, 선배님 편에서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하성도 개인 SNS에 "병호 형 은퇴식을 보면서 함께했던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어릴 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씀을 하시며 항상 칭찬해 주시고 자신감을 심어주셨고, 제가 잘하고 돌아왔을 때마다 사진처럼 따뜻한 미소로 반겨 주시던 모습 덕분에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라며 "항상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영원한 나의 히어로, 박병호"라고 올리며 진심을 고백했다.
박 코치는 2005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의 일원이 됐다. 그해부터 날개를 펼치기 시작해 리그 대표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6~2017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몸담은 뒤 2018년 한국 무대로 복귀했다. 키움에서 2021년까지 활약한 뒤 둥지를 옮겼다. 2022~2023년 KT 위즈, 2024~2025년 삼성을 거쳤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택했다. 박 코치는 특별 엔트리로 등록된 26일 경기 포함 KBO리그 통산 17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 1022득점, 장타율 0.538 등을 선보였다. 올해부터 키움에서 잔류군 선수들을 지도한다.

박 코치는 은퇴사를 통해 "어렸을 적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야구를 시작했다. 수많은 선배님들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은퇴식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선수가 되게 해주시고 은퇴식을 정말 멋있게 준비해 주신 키움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삼성 라이온즈 선수로 행복한 야구를 해서 너무 좋았다. 많은 응원을 해주신 삼성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삼성과 경기에서 은퇴식을 꼭 하고 싶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신 삼성 구단 관계자분들과 박진만 감독님, 선수들께도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행복한 야구를 하고 멋있게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코치는 "마지막으로 히어로즈 팬분들. 내가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너무 슬퍼하셨다. 다시 히어로즈에서 코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런 히어로즈 팬분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그동안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는 코치로서 좋은 선수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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