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의 톱티어] 이름은 영화에서, 생명력은 시장에서…하림 '용가리' 27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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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케이팝 열풍과 글로벌 소비 트렌드 재편 속에서 국내 유통기업들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편집자주>
콘텐츠와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팬덤과 소비가 결합하는 새로운 시장 질서가 형성되면서 유통업계의 전략도 빠르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초기에는 영화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전략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주객이 전도됐다.
영화는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반면, 용가리치킨은 독립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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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효자상품'에서 이제는 사업의 한 축으로...
![용가리치킨.[출처=하림 홈페이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552778-MxRVZOo/20260427060006186spnq.jpg)
하림의 효자 상품 '용가리치킨'이 올해로 27년을 맞았다. 공룡 모양 치킨너겟이라는 직관적인 콘셉트로 출발한 이 제품은 제품군 확장과 브랜드 리뉴얼을 거치며 여전히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 '놀이형 식품'에서 '경험 소비'로 진화
용가리치킨의 출발점은 1999년이다. 같은 해 개봉한 영화에서 이름을 차용하며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초기에는 영화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전략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주객이 전도됐다. 영화는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반면, 용가리치킨은 독립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캐릭터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 기반 디자인에서 자체 공룡 캐릭터로 전환되며 브랜드 자생력을 확보했다.
소비자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형태'였다. 공룡 모양이라는 요소는 단순한 외형을 넘어 '놀이형 식품'이라는 소비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얇고 바삭한 튀김옷, 빵가루 중심의 식감 역시 기존 너겟과 차별화됐다.
이 전략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캐릭터 협업, 한정판 패키지, 체험형 디저트 등으로 대표되는 최근 식품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소비는 '섭취'에서 '경험'으로 이동했고, 용가리치킨은 이를 선제적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용가리치킨.[출처=하림 홈페이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552778-MxRVZOo/20260427060007534tbqe.jpg)
◆ '효자상품' 넘어 사업 구조의 축으로
출시 27년이 된 현재, 용가리치킨의 의미는 달라졌다. 단일 히트상품을 넘어 하림 육가공 사업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육가공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13%(연간기준)를 차지하며, 너겟류를 포함한 가공식품이 핵심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았다.
이는 원재료인 닭고기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전략과 직결된다. 하림은 사료-사육-도계-가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른바 '원웨이 공정'을 통해 원가 경쟁력과 품질 통제를 동시에 확보했다.
이 구조 속에서 용가리치킨은 단순 제품을 넘어 '수요 창출 장치' 역할을 한다. 신선육은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만, 가공식품은 브랜드 기반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 구조적으로 수익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이다.
하림이 육가공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냉동·냉장·상온을 포함해 35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용가리 브랜드 역시 확장 중이다. 돈까스, 떡갈비, 만두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단일 제품'에서 '브랜드군'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 장수 브랜드의 조건...남은 과제는 '가격과 차별화'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하다. 닭고기 산업 특성상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크고, 사료 역시 수입 곡물 의존도가 높다. 비용 구조 자체가 외부 변수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가공식품 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형 식품사에 이어 유통업체 PB상품까지 가세하면서 너겟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으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같은 캐릭터를 활용해 얼마나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브랜드 전체를 키워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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