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관광]글로벌 경쟁 속 제도 고도화·지역 확장 과제…넥스트 K-의료관광
유치 관리체계 정비 및 미래형 분야 확장 등 장기전략 필요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가 열렸다. K-의료관광이 미용 중심 시장을 넘어 치료와 검진, 웰니스, 장기 체류형 서비스로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한국 의료관광은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가 병원 안 의료 소비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쇼핑, 외식, 관광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의료와 관광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의학신문은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를 맞은 K-의료관광의 산업적 파급력과 시장 구조 변화, 향후 확장 가능성을 조명했다.
<글 싣는 순서>
① 3조6647억원 쓴 외국인 환자…K-의료, 병원 밖 소비까지 키운다
② K-뷰티가 연 외국인 환자 100만명…K-메디슨으로 잇는다
③ 글로벌 경쟁 속 제도 고도화·지역 확장 과제…넥스트 K-의료관광

시장이 커진 만큼 이제는 환자 수 자체보다 어떤 의료를 어떤 경험으로 제공할 것인지가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의료관광을 단순 유치 경쟁이 아닌 '이용하기 쉬운 시스템'으로 다듬고 있다. 중국은 비자 완화와 가격 경쟁력, 빠른 진료 일정, 의료 수준 향상을 앞세워 외국인 환자가 찾는 새로운 의료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등록 기준 외국인 환자 대응 의료기관을 전국 약 2500개소까지 늘리고 다국어 검색 웹사이트와 결제 편의, 등록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베트남도 병원·호텔·리조트를 결합한 의료관광 모델을 시범 도입하고 2030년까지 JCI 인증 의료기관 15개소 이상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다. 결국 글로벌 경쟁은 더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분명하다. 한국은 이미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강한 브랜드를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의료기술의 강점만으로 시장을 넓히기 어렵다.
예약과 진료, 결제, 숙박, 관광, 사후관리까지 연결되는 전 과정의 편의성과 신뢰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해외 사례는 결국 '의료관광의 경쟁력은 병원 안이 아니라 병원 밖 서비스까지 포함한 전체 경험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이 가장 먼저 보완해야 할 것은 환자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이다. 외국인 환자가 실제로 불편을 느끼는 지점은 뛰어난 의료기술 자체가 아니라 정보 접근, 언어, 이동, 결제, 보험, 사후관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가 최근 의료관광 통역 코디네이터 인력풀을 대폭 확대하고, 병원·비자·숙박·관광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과 의료친화 숙박시설 조성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 번째 과제는 수도권 중심 구조를 지역 성장동력으로 넓히는 일이다. 지금까지 K-의료관광은 서울, 특히 피부·성형 중심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시장이 커질수록 비수도권에서도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
법무부가 외국인 환자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제도에 지역가점을 신설하고, 유치 실적 기준을 완화한 것은 이런 방향 전환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문체부 역시 대구·부산은 의료관광 중심형, 인천·강원·전북·충북은 웰니스 중심형으로 육성하는 클러스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의료관광 상품의 다층화다. 한국 의료관광은 현재 K-뷰티가 문을 연 시장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피부·성형 중심 단기 방문 구조 위에 검진과 치료, 회복, 예방을 연결한 중장기 체류형 모델을 덧붙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 단독 상품보다 '패키지형 의료경험' 설계가 필요하다. 검사와 시술, 수술, 회복, 숙박, 식사, 관광, 사후관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야 외국인 환자의 선택이 쉬워지고 체류 기간도 길어진다. 베트남이 최근 병원·호텔·리조트를 결합한 시범 모델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 번째는 제도와 관리체계의 정교화다. 시장이 커질수록 광고와 유치, 수수료, 사후관리 문제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 현행 제도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의료관광 상품과 완전히 맞물리지 않는 부분이 있고, 불법유치행위 관리 역시 중앙과 지방 간 환류 체계를 더 촘촘히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지난해 국회에서 나온 바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분야는 롱지비티와 재생의료를 포함한 미래형 의료관광 시장이다. 한국이 K-뷰티를 넘어 건강수명 연장을 뜻하는 롱지비티 의료관광 허브로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게 현장 의료진들의 진단.
K-뷰티로 시장을 연 K-의료관광이 앞으로 치료와 검진, 웰니스, 롱지비티 등 외연을 넓히고 지역거점 분산 및 언어·결제·숙박·사후관리까지 포함한 전 과정의 완성도를 높여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