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현재를 설득하는 과정 포기 안 한 사람들, 미래 만든다

불확실성 시대, 비선형적 변화를 읽는 힘
퓨처 체인저스: 미래 정복자들
김택균│어바웃어북│2만2000원│ 444쪽 | 4월 10일 발행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것을 먼저 상상하고, 끝내 현실로 밀어붙인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왜 어떤 미래는 세상을 바꾸고, 어떤 미래는 끝내 사라지는가.
책은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혁신의 결과만을 기억한다. 아이폰, 인공지능(AI), 반도체처럼 세상을 바꾼 기술은 언제나 필연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던 시간, 방향이 맞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던 순간이 있었다. 저자는 바로 그 ‘중간의 시간’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Xerox PARC)의 개발자 앨런 케이다. 그는 이미 1960년대에 오늘날 노트북 PC와 태블릿 PC의 원형을 구상했고,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까지 구현했다. 하지만 회사는 그 가능성을 이해하지 못했고, 기술은 시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그 아이디어는 스티브 잡스를 통해 세상에 등장한다. “우리는 미래를 발명했지만, 현재를 설득하진 못했다”는 그의 회고는 문제의 핵심을 압축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 등 기술혁신을 이끈 인물들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여기서 조명하는 것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초기의 선택과 반복된 실패의 시간이다. 확신이 흔들리던 순간에도 멈추지 않았던 과정에 집중한다. 그들이 특별해서라기보다, 불확실성을 견디는 방식이 달랐다는 점이 부각된다.

이 흐름 속에서 공통된 패턴이 드러난다.미래를 만든 사람들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현재를 설득하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 완성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맥락 그리고 시장과 사람을 이해하는 힘이었다. 특히 도입 단계에서는 기술의 우수성보다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처음에는 외면받았던 기술이 투자와 사용자 경험, 생태계 형성을 거치며 비로소 현실로 자리 잡는 과정이 반복된다. 아무리 앞선 발명이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책에서는 총 121개의 장면이 이런 과정을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AI부터 반도체,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을 가로지른다. 각 장면은 하나의 성공담이 아니라 선택과 실패, 수정과 재도전이 이어지는 흐름으로 구성된다. 혁신은 번쩍이는 한순간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선택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임을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매끄럽게 정리된 성공 서사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과정의 질감을 복원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남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미래를 바꾸는 것은 재능이나 운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간을 버티는 태도라는 점이다. 결과를 알고 나면 모든 것이 쉬워 보이지만, 그 과정은 언제나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계속 시도하는 사람만이 미래를 현실로 바꾼다. 이 책은 그 막연한 ‘혁신’의 실체를 인간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기록이다. 결과 중심의 성공 서사에 익숙한 독자에게 과정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할 것이다.

매 순간 집중하는 척하는 고능한 뇌를 길들이는 법
집중력 죽이기
마크 티흐헬라르·오스카르 더 보스│ 박영준 옮김│서삼독│1만9000원│288쪽│3월 18일 발행
왜 우리는 이렇게 쉽게 산만해질까. 책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의지 부족이 아닌 ‘뇌의 작동 방식’에서 찾는다. 인간 뇌가 본래 한 가지 일에 오래 몰입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며, ‘짧게, 여러 가지를, 동시에’ 처리하려는 본능을 활용한 집중 전략을 제시한다. 의도적 딴짓과 주의 분산, 자극 관리 등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원하는 순간에 몰입하는 기술을 안내한다.

일하는 AI 시대, 인간의 진짜 '능력'을 묻다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김대식·김혜연│창비│ 1만3000원│108쪽│3월 27일 발행
일을 AI가 할 때,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AI가 창작과 사무, 생산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는 현실 속에서 인간의 ‘능력’을 다시 묻는다. 뇌과학자, 안무가인 저자들은 생성 AI와 에이전트·피지컬 AI의 진화를 살펴보며 판단력·경험·질문하는 능력 등 인간 고유의 역할을 재정의한다. 일의 기준이 바뀌는 시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타협의 가치를 말하다
훌리건과 벌컨
장훈│어포인트│ 1만9800원│332쪽│ 3월 27일 발행
정치적 극단주의가 민주주의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 책은 ‘1987년 체제’ 이후 한국 정치가 타협을 잃고 ‘부족 전쟁’으로 치닫는 과정을 진단한다. 훌리건·호빗·벌컨 등 시민 유형을 통해 공론장이 어떻게 붕괴됐는지 분석하고, 정당 독과점과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구조적 한계를 짚는다. 6·29 선언의 타협 정신에서 해법을 찾으며, 협치와 시민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회복 방향을 제시한다.

AI 이후, 세계는 로봇으로 재편된다
로봇의 미래
공경철│와이즈맵│2만3000원│288쪽│3월 30일 발행
로봇은 더 이상 공장의 기계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은 AI를 ‘두뇌’로 한 피지컬 AI가 산업과 일상을 재편하는 흐름을 조망한다. 테슬라 ‘옵티머스’와 웨어러블 로봇 사례를 통해 인간과 협력하는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며, 로봇이 일자리·생산성·고령화 문제의 해법으로 떠오르는 배경을 설명한다. 기술을 넘어 산업과 삶의 구조 변화를 읽는 로봇 시대 안내서가 될 것이다.

2028년 전쟁 시나리오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카를로 마살라│이지윤 옮김│시프│1만7500원│180쪽│4월 5일 발행
동맹은 위기에서 얼마나 작동할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 전략가인 저자는 2028년 러시아의 발트해 침공과 나르바 점령 시나리오로 나토 붕괴 가능성을 그려낸다. 미·이란 충돌 등 전쟁 위기와 맞물려, 핵 공포와 정치적 분열이 결정을 마비시키는 과정을 군사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준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 동맹의 한계와 안보의 본질을 짚는 생존 전략서다.

초고속 성장 공식
알고리즘:(The Algorithm:The Hypergrowth Formula That Transformed Tesla, Lululemon, General Motors, and SpaceX)
존 맥닐│포트폴리오│30달러│224쪽│3월 24일 발행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비결은 무엇인가. 테슬라 사장 출신 저자가 일론 머스크와 함께 구축한 ‘초고속 성장 공식’을 공개한다. 기존의 효율 중심 경영을 뒤집고, 모든 전제를 의심하고 불필요한 과정을 제거하는 5단계 프레임워크 ‘알고리즘’을 제시한다. 테슬라·스페이스X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복잡성을 줄이고 속도와 혁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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