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가 돌아왔다… 신파는 담백하게, 恨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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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돌아온 연극 '홍도'가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전국 순회공연을 이어간다.
지난달 4월 10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인 '홍도'는 이달 26일로 서울 공연을 끝마쳤다.
12년 만에 돌아온 작품의 주인공 홍도는 배우 박하선과 예지원, 최하윤이 맡았다.
2026년 버전 '홍도'의 무대는 12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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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하나로 몰락하는 사회” 풍자

지난달 4월 10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인 ‘홍도’는 이달 26일로 서울 공연을 끝마쳤다. 다음 달 7일부터는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 전국 7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
‘홍도’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에 선보인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 2014년 초연한 ‘홍도’는 같은 해 동아연극상 연기상, 2016년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연극 부문 최우수상 및 연출상 등을 받았다. 고선웅 연출은 “다시 공연을 올리면서 더 예민하고 자기 검열도 심했다”며 “쳐내야 할 대사도 많고 선명하게 정리하면서 보석을 캐내듯 다듬었다”고 했다.
12년 만에 돌아온 작품의 주인공 홍도는 배우 박하선과 예지원, 최하윤이 맡았다. 2014년 초연 당시에도 홍도를 연기했던 예지원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홍도가 18세”라며 “고 연출에게 ‘제가 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이어 “연기력으로 커버하려 애쓰고 있다”면서 “같은 한국말이라도 예스러운 대사가 곱고 품격 있어 듣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박하선은 “새로 태어난 것처럼 발성과 걸음걸이, 호흡, 시선 하나하나를 나노 단위로 지적 받으며 배우고 있다”며 “어렸을 때 ‘마흔 살까지 배우가 안 되면 죽자’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더 일찍 배우가 된 데다 마흔을 앞두고 또 다른 시작을 맞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2026년 버전 ‘홍도’의 무대는 12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간결함을 통해 신파의 비극성을 담백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백색 무대 위에 ‘사람 인(人)’을 형상화한 구조물만으로 건물 지붕을 표현하고, 유명 디자이너 차이킴(김영진)이 한복 의상을 만들었다. 한국의 정서인 ‘한(恨)’을 홍색을 바탕으로 화려하지만 슬픔을 자아내는 디자인으로 나타냈다.
여기에 기생인 홍도를 쫓아내고 신여성인 혜숙을 집안에 들이기 위해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음모를 꾸미는 과정은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잡는 이야기’라고 고 연출은 정의했다. 그는 “요즘은 댓글 하나, 소문 하나로 사람이 몰락하기도 한다”며 “과거가 현재를 끝까지 지배해 한 사람이 갱생할 가능성조차 없애 버리는 사회가 타당한지를 묻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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