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안보 분담 요구에 방위력 강화… 日 강해지면 북핵 위협에도 역할 가능”
“한국 역시 국방력 키운다면
한미일 협력에 긍정적 효과”
“일본이 안정되면 한국은 내부 문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일본 방위력 강화는 한국에 큰 도움이 될겁니다.”
일본에서 가장 균형 잡힌 안보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진보 켄 게이오대 교수 겸 일본의 싱크탱크 API(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 대표는 지난 22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보 교수는 또 “일본의 방위전략을 바꾸는 건 무엇보다 미국 때문”이라며 미국의 안보 분담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진보 교수는 일본 방위성 특별보좌관, 국가안전보장국(NSC) 선임보좌관 등을 지냈다.

-일본 방위전략 전환은 어떻게 진행됐나.
“먼저 아베 정권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마련하는 등 제도가 정비됐고, 2022년 기시다 정권에서 ‘능력’이 변경됐다. 반격 능력을 명시하고, 5년간 방위비를 거의 2배로 늘리기로 했는데, 이건 전후(戰後) 일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큰 변화였다. 그 결과 스탠드오프(장거리) 미사일 등 여러 장비가 실제 도입되고 있다.”
-배경은 무엇인가.
“일본은 ‘전후 가장 엄혹한 안보 환경’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부상, 대만 문제,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로 긴장이 크다. 북한은 핵 개발이 너무 진전돼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고, 러시아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전부터 ‘부담 분담(burden sharing)’ 요구가 있어왔다. 대만 유사나 북한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국이 확실히 개입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큰 문제다.”
-한국에는 일본 방위력 강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일본이 강해지면, 북한 위협이나 중국의 군사 부상에도 일본과 미국이 역할을 해줄 수 있어, 한국은 한국이 해야할 것에 집중할 수 있다. 거꾸로 한국의 국방력 강화도 일본에 좋다.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면 미사일 방어, 합동 훈련, 해양 협력 등 동북아 전체 안보에 도움이 된다. 물론 신뢰가 있어야 좋은 영향이 가능하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개입 가능한가.
“궁극적으로는 양국이 그런 관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과 한국 안보는 분리할 수 없다. 한국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은 일본에서 출격하기 때문에 북한은 일본 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다. 다만, 대만 문제로 일본이 공격받았을 때 한국이 돕는 순간 중국이 한국도 공격할 수 있으니 안보를 분리해야 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한일 군사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나.
“필요하다. 무조건 함께 싸운다 같은 식이 아니라, 선택지를 늘리는 협력이다. 필요할 때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이다. 위기 때 한미일이 공동 대응하려면 먼저 한·일이 신뢰를 쌓고 협력해야 한다.”
-어떤 협력이 가능한가.
“육상에선 역사 문제도 있어 쉽지 않겠지만, 해상에서 협력할 수 있다. 또 유사시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협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대만 유사시 대만에 있는 일본인·한국인을 피난시킬 때 오키나와나 규슈에 한국인도 피난시키도록 하면, 한국도 선택지가 늘어난다. 양국은 과거에도 리비아 등에서 같이 탈출하는 등 협력한 사례가 있다.”
-한일 방산 협력도 가능할까.
“한국 방산은 정말 뛰어나다. 일본은 이제 규제가 풀렸는데, 한국과 함께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싶어할거다. 실질적으론, 탄약과 장비 생산을 공유하는 협력이 필요하다. 전쟁이 나면 하루에 1만발도 쏠 정도로 탄약 소비량이 엄청나다. 금방 탄약이 부족해진다. 또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처럼 극초음속, AI(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일도 협력의 틀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다카이치 총리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데.
“다카이치 정권이 많은 의석이 있지만, 국민이 따라올지는 모르겠다. 좋은 헌법이 있고, 자위대는 이미 강해졌고, 아베 정권부터 법적 기반도 정비됐으니 굳이 헌법을 바꿀 필요가 없지 않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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