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장특공제 개편’ 발언 후… 정원오 앞서지만 오세훈과 격차 줄어
6·3 서울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58) 전 성동구청장과 국민의힘 오세훈(65) 서울시장이 맞붙는다.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과 진보당 이상규 전 국회의원 등도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 전 구청장이 우세하다. 다만 변화 조짐도 엿보인다. 정 전 구청장과 오 시장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면서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선거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4월 초·중순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정 전 구청장이 지지도에서 오 시장을 15%포인트 이상 앞섰다. 하지만 지난 22~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정 전 구청장(45.6%)이 오 시장(35.4%)을 10.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는 각각 44.2%와 31.5%를 기록했다. 앞선 다른 여론조사에서 25%포인트 안팎이었던 두 당의 지지도 격차가 12.7%포인트로 줄어든 모습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鄭·吳, 지지도 격차 좁혀지나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시사한 이후 서울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에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고 말한다.
장특공제는 1가구 1주택자가 장기간 보유한 집을 팔 경우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1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경우엔 양도차익의 최대 40%까지, 실거주까지 하면 최대 80%까지 양도세를 면제해준다. 매매 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은 2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장특공제 대상은 12억원을 넘는 주택을 오래 보유한 사람이다. 대부분 서울에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장특공제 제도를 언급하며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은 수십, 수백억 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거주와 무관하게)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당에서 세제 개편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에도 소셜미디어에 장특공제와 관련해 “주거 보호 정책이 아니라 ‘주택 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썼다.

◇장특공제 개편 두고 공방
오 시장은 지난 21일 “서울 아파트의 중위 매매 가격이 12억원인데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서울 시민들은 절반 이상이 이사하면 재산이 날아간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구청장은 같은 날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실거주 1가구 1주택자들의 권리는 여전히 보호돼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오 시장이 논의되지 않은 일을 자꾸 제기해 갈등을 유발하고 시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24일 발표된 KSOI 조사에서 정 전 구청장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도 42% 지지도를 기록했다. 오 시장은 38.8%였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진화에 나섰지만 대통령이 이렇게 언급한 것만으로 제도가 바뀔 수 있다는 공포를 줄 수 있다”며 “특히 12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와 동작구, 용산구 등 ‘한강 벨트’ 주민들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鄭 “재개발 잘 안다” vs 吳 “닥치고 공급”
정 전 구청장은 최근 중구 신당동에 열었던 선거 사무소를 서울시청 근처로 옮겼다. 정 전 구청장은 “오 시장의 지난 10년은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용두사미’ 시정이었다”며 “오로지 시민만을 위한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누구보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잘 안다”며 “조만간 공급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구청장은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선전부장 등을 했다. 임종석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거쳤다. 2014년 성동구청장에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을 했다. 작년 12월 이 대통령이 X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정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라고 칭찬한 뒤로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부상했다.
오 시장은 2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 후보로 등록한다. 오 시장은 정 전 구청장에 대해 “서울 시민보다 이 대통령의 예스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문제를 공급으로 풀지 않고 대출 제한과 세금 중과로 푸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효과도 없다”며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착공할 수 있게 하겠다. ‘닥공(닥치고 공급)’이다”라고 했다.
오 시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2010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2011년 ‘무상 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사퇴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됐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4선 시장이 됐다. 이번에 ‘5선 시장’에 도전한다.
그래픽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의뢰 기관과 조사 방식은 다음과 같다. 한국갤럽과 메타보이스·글로벌리서치 조사는 각각 세계일보와 JTBC의 의뢰를 받아 무선 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원씨앤아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는 각각 스트레이트뉴스와 CBS의 의뢰를 받아 무선 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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