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자잿값 폭등에 민간 건설현장 비상
건설업계 수익성 하락 불가피
민간현장은 공기 연장 어려워
전쟁 장기화땐 연쇄충격 전망

아스콘·도료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우선 공공부문 발주를 조정하는 등 조치하고 있지만, 아파트 등 민간 건설 현장은 예정된 공사기간을 미루기 어려워 오른 자잿값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6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해 원유를 기반으로 한 단열재, 창호, 도료 등 건설 자재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자재별로 보면, 단열재가 최근 15% 인상됐고, 플라스틱 창호와 실란트도 10% 가량 올랐다. 레미콘도 최근 혼화재 내수 원료 공급이 유지되면서 물량 확보는 한시름 덜었지만, 울산레미콘조합에서 5월부터 단가 인상을 통보한 상황이다.
특히 이 중 원유 정제 부산물로 만드는 아스콘은 값이 오르고 공급 물량은 크게 줄었다.
이에 울산지역 건설 현장에서는 자재 발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관계자는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조만간 대규모 자재 발주에 들어가야 하는데 최근 크게 오른 자잿값 때문에 걱정이다"며 "분양 이후 자잿값이 크게 오르면, 장기적으로는 건설사의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권역별로 울산 등 지자체와 지역 건설협회, 건설사가 참여하는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원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지원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조달청도 최근 부산·울산·경남지역 지자체와 레미콘, 아스콘 업체들과 민관공동수급협의회를 열고 수급난이 심화하면 중요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울산시에 따르면 공공과 민간 부문을 통틀어 원자재 수급난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거나 차질을 빚은 현장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발주와 공기를 조정할 수 있는 관급 공사와는 달리 민간 현장은 공기 연장이 쉽지 않아 전쟁이 장기화하면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울산 건설업계 관계자는 "관급 공사는 시급한 공사 외에는 발주를 미루고, 공기를 늘리는 등 조정할 수 있지만 아파트 등 민간 현장은 우선 계약서상 약속된 공사 일정에 맞춰야 한다"며 "전쟁이 장기화해 최악으로 치닫으면, 공기 지연에 따른 하도급업체 도산과 지역주택조합 파산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