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없어도 적수가 없었다…KB 스타즈 통산 3번째 통합우승

박효재 기자 2026. 4. 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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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B스타즈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용인 | 연합뉴스
챔프전 삼성생명전 포함 PO부터 싹쓸이 V ‘압도적인 피날레’
강이슬, 팀 최다득점 3차전도 맹활약…시리즈 MVP는 허예은
유니폼 입고 벤치 응원한 주장 박지수, 가장 먼저 트로피 번쩍

박지수는 끝내 코트를 밟지 않았다. 유니폼만 갖춰 입은 채 벤치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김완수 청주 KB 감독은 경기 전부터 박지수를 무리해서 투입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1, 2차전을 박지수 없이 잡아낸 스몰 라인업이 이미 충분히 위력적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그 자신감은 그대로 트로피가 돼 돌아왔다.

KB는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80-65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0. 정규리그 우승까지 더한 통산 3번째 통합우승이자 WKBL 역대 13번째 스윕 챔피언이다. 매진된 1294석을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만들어낸 우승이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허예은이 차지했다. 72표 중 47표를 휩쓸어 25표의 강이슬을 앞섰다. 1차전 18점 6리바운드로 시리즈의 단추를 꿴 허예은은 이날도 12점 8어시스트로 공수 양면을 누볐다. 8어시스트는 챔프전 자신의 최다 기록이다. 강이슬은 28점 6리바운드 3스틸 3블록을 채우며 마지막까지 팀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1차전 23점, 2차전 더블더블에 이어 마지막 경기까지 외곽과 골밑을 가리지 않고 코트를 휘저은 시리즈였다.

박지수는 챔프전 준비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린 뒤 1차전엔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고, 2·3차전엔 이름만 올린 채 워밍업조차 따로 갖지 않았다. 김완수 감독은 후반에 상황을 보고 투입을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KB가 일찌감치 격차를 벌리면서 그를 부를 명분 자체가 사라졌다. 박지수의 미래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은 시리즈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박지수의 공백은 실력과 자신감으로 메워졌다. 이채은 14점, 송윤하 11점, 사카이 사라 10점에 백업 양지수까지 5점을 보태며 출전 선수 거의 모두가 득점을 나눴다. 누구든 찬스가 나면 과감하게 던지고 그 슛이 들어가는 KB의 색깔이 트로피로 이어졌다. 3점슛 성공률은 50%(12/24)로 19개 중 5개만 꽂은 삼성생명(26.3%)을 압도했다.

흐름은 처음부터 KB였다. 강이슬이 시작과 함께 코너 3점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허예은은 미스매치를 만들어 슛을 던지거나 협력 수비를 끌어내 노마크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영리한 운영으로 외곽포 행렬을 진두지휘했다. 1쿼터에 시도한 3점슛 7개 가운데 6개가 림을 통과했다. 2쿼터에는 강이슬이 골밑까지 파고들어 14점을 몰아쳤고, 송윤하와 함께 박지수의 자리를 메우는 트윈타워 역할도 소화했다. 44-33으로 전반을 마친 KB는 3쿼터 중반 격차를 20점까지 벌렸다. 4쿼터 중반에는 잠잠하던 허예은이 외곽포 한 방을 더 꽂으며 두 팔을 벌리고 포효했다. 74-52의 스코어판이 시리즈의 색깔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삼성생명이 마지막에 강한 전방 압박 수비로 반전을 노렸지만, KB는 차곡차곡 득점을 쌓으며 격차를 끝까지 유지했다.

반대편에서는 해줘야 할 선수의 활약이 부족했다. 이해란이 19점 5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1, 2차전 침묵을 만회하는 수준이었다. 배혜윤은 26분 43초를 뛰며 야투 5개 중 2개만 적중시켜 4점에 그쳤고, 3점슛은 한 차례도 시도하지 않았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이 살리려 했던 인사이드 한 축이 끝내 가동되지 않았다. 전반에 쌓인 턴오버 10개도 추격의 발판을 깎아냈다.

종료 휘슬과 함께 KB의 상징색인 노란 색종이 가루가 흩날렸다. 노란 나비 장식이 경기장을 가로질렀고, 천장에서는 통합우승 현수막이 내려왔다. 영국 록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 올린 사람은 끝까지 코트를 밟지 않은 주장 박지수였다.

용인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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