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없이도 ‘통합 챔프’ ‘원팀’ KB, 다 함께 춤췄다

박지수는 끝내 코트를 밟지 않았다. 유니폼만 갖춰 입은 채 벤치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김완수 청주 KB 감독은 경기 전부터 박지수를 무리해서 투입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1, 2차전을 박지수 없이 잡아낸 스몰 라인업이 이미 충분히 위력적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그 자신감은 그대로 트로피가 돼 돌아왔다.
KB는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80-65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0. KB는 WKBL 역대 13번째 스윕 챔피언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에 챔프전 우승까지 더한 통산 3번째 통합우승이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허예은이 차지했다. 72표 중 47표를 휩쓸어 25표의 강이슬을 앞섰다. 1차전 18점 6리바운드로 시리즈의 단추를 끼운 허예은은 이날도 12점 8어시스트로 공수 양면을 누볐다. 8어시스트는 챔프전 자신의 최다 기록이다. 강이슬은 이날 28점 6리바운드 3스틸 3블록을 채우며 팀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강이슬은 1차전 23점, 2차전 더블더블에 이어 마지막 경기까지 코트를 휘저었다.
간판 스타인 박지수는 챔프전 준비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린 뒤 1차전엔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다. 2·3차전엔 이름만 올린 채 워밍업조차 따로 갖지 않았다. 김완수 감독은 후반에 상황을 보고 투입을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KB가 일찌감치 격차를 벌리면서 그를 부를 명분 자체가 사라졌다.
박지수의 공백은 실력과 자신감으로 메워졌다. 이채은 14점, 송윤하 11점, 사카이 사라 10점에 백업 양지수까지 5점을 보태며 출전 선수 거의 모두가 득점을 나눴다. 누구든 찬스가 나면 과감하게 던지고 그 슛이 들어가는 KB의 토털농구 컬러가 트로피로 이어졌다. 3점슛 성공률은 50%(24개 중 12개)로 19개 중 5개만 꽂은 삼성생명을 압도했다.
흐름은 처음부터 KB였다. 강이슬이 코너 3점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허예은은 미스매치를 만들어 슛을 던지거나 협력 수비를 끌어내 노마크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영리한 운영으로 외곽포 행렬을 진두지휘했다. 1쿼터에 시도한 3점슛 7개 가운데 6개가 림을 통과했다. 2쿼터에는 강이슬이 골밑까지 파고들어 14점을 몰아쳤고, 송윤하와 함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삼성생명은 공격을 뜻대로 풀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반에 쌓인 턴오버 10개가 추격의 발판을 깎아냈다. 44-33으로 전반을 마친 KB는 3쿼터 중반 격차를 20점까지 벌렸다. 4쿼터 중반에는 잠잠하던 허예은이 외곽포 한 방을 더 꽂으며 두 팔을 벌리고 포효했다.
종료 휘슬과 함께 KB의 상징색인 노란 색종이 가루가 흩날렸다. 노란 나비 장식이 경기장을 가로질렀고, 천장에서는 통합우승 현수막이 내려왔다. 영국 록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 올린 사람은 끝까지 코트를 밟지 않은 주장 박지수였다.
용인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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