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죽었다 AI에 다시 살아…인텔, 닷컴 버블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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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대응에 늦어 경쟁사들에 밀리며 매각설까지 나왔던 '반도체 공룡' 인텔이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I 에이전트(비서)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AI 학습 과정에 단순 반복 연산에 강한 엔비디아의 GPU가 독보적인 성능을 보이자 인텔의 주력인 CPU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인텔에 반등의 기회가 된 건 AI 에이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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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외면받았던 인텔 CPU…매각설 돌았으나
반도체 병목 현상에 다시 각광…고평가 논란도
![3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26’ 인텔 부스에 주요 5G 플랫폼이 전시돼 있다. 2026.03.03. [바르셀로나=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6/donga/20260426213906627gtbz.jpg)
26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간)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6% 급등한 82.54달러(약 12만2000원)로 마감했다. 이는 닷컴 버블 때였던 2000년 8월 31일 종가(74.88달러)를 넘어선 사상 최고치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124%나 상승했다.
이는 인텔이 23일(현지 시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을 내긴 했지만 7개 분기 연속 이어졌던 매출 감소세는 멈췄다. 또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CPU 수요에 힘입어 향후 실적 전망을 올렸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1년 전 우리는 생존에 대해 논의했지만, 현재는 막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급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인텔은 근본적으로 다른 회사로 탈바꿈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2010년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주도권을 잃은 인텔에 결정타를 가한 것은 AI 열풍이었다. AI 학습 과정에 단순 반복 연산에 강한 엔비디아의 GPU가 독보적인 성능을 보이자 인텔의 주력인 CPU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2022년 11월 챗GPT 등장 이후 엔비디아와 인텔의 주가 움직임은 극명하게 갈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3년(+239%), 2024년(+171%) 강세를 이어가 지난해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387조 원)의 벽을 넘겼다. 반면 인텔은 2023년 주가가 90% 상승했지만 2024년 60%나 하락했고 매각설까지 흘러 나왔다.
인텔에 반등의 기회가 된 건 AI 에이전트다. AI 등장 초기에는 AI 모델 학습이 중요해 GPU 수요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AI 에이전트 단계에서는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두뇌 역할을 하는 CPU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학습을 넘어서 복잡한 작업을 계획하고 분배해 처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분야에 적극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이 반도체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 급등한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고평가 논란도 여전하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점진적 개선세에 들어선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주가가 기대감을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지 않나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상 최장 상승이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하면 3배로 수익을 올리는 상장지수펀드(ETF·SOXS)를 3억3574만 달러(약 4960억 원) 순매수하며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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