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교학점제 시대 최적 대입전형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공부하는 마지막 학년이다. 2학년과 1학년 학생들은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의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제도나 입시제도의 변경에 대하여 '4년 예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중학교 2학년 재학 중, 2월 말에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시행을 예고하였다.
고교학점제는 학교에서 획일적으로 고정된 교육과정을 편성한 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의 흥미와 적성 나아가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하는 교육과정이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이 흥미와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해야 하므로 당연히 학생부종합전형(이후 학종으로 기재)이 최적의 대입전형이다. 학종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 대학전공 과목과 연계되는 과목을 선택해서 얼마나 깊이 있게 공부했는가를 평가한다. 즉, 대학전공 교수사정관들이 지원자의 과목선택과 학업역량 및 진로역량을 평가하여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 그래서 대입 강사 중에 '학종은 고등학교에서 공부 잘한 학생보다, 대학에서 공부 잘할 학생 선발에 방점을 둔다'라며 고등학교 학업과 대학 전공의 연계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학종에서는 스스로 선택한 과목에서 자기주도적으로 함양한 학업역량과 진로역량 으로 당/락이 좌우되건만, 다수의 일반계 고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런 형태의 정성평가를 '깜깜이 전형'이라 부르며 불신하고 심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정시 수능이 가장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형이므로 수시 학종은 폐기하고 오로지 정시 수능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종 폐기, 수능으로 선발을 주장하는 걸 들으면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펜테우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테베의 왕 펜테우스는 술과 방탕의 신 디오니소스가 테베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디오니소스 신도들과 추종자들은 피리를 불고 바라를 치며 술에 취해 온갖 추대와 음행을 일삼았다. 아무리 경고하고 막으려 해도 제지할 수 없었다. 마침내 악행과 폐해를 직접 살펴보고자 막 축제에 도착했을 때, 디오니소스 신도로서 축제에 참석한 펜테우스의 모친과 이모들에게 몽둥이와 칼에 의해 살해당한다. 모친과 이모들에게는 펜테우스가 멧돼지로 보였기 때문이다.
펜테우스의 모친과 이모들처럼 일반계 고등학교 학부모들의 무지와 오인이 자녀의 학업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점 차이일 뿐, 수능이 제일 공정한 평가도 아니다. 수능시험 준비를 3년 한 재학생과 4년 한 재수생이 어떻게 공정할 수 있는가! 게다가 재학생은 내신 공부, 수행평가, 각종 체험활동, 축제 및 체육대회 같은 학교행사로 절반 이상의 시간을 보낸다. 졸업생 수험생은 기숙학원에서 하루 15시간 이상을 수능 공부만 한다. 100m 달리기 경주라면 졸업생 수험생은 50m 앞에서 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1학년 1학기 또는 2학년 1학기 내신성적이 나오면 다수의 재학생이 내신성적을 망쳤다며 일명 정시 파이터로 변신한다. 서울 소재 명문대학 입학을 바라는 학부모들도 부진한 내신성적을 극복하기 위해 자녀의 정시 파이터 변신을 지지하며 학원 즉 사교육에 의존한다. 이런 결정을 내릴 때 모친의 오인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이 아들 펜테우스를 살해하는 신화의 교훈을 떠오르면 좋겠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내신성적에 실패했다고 정시 파이터가 되는 것은, 동네 야구 선수단 선발에서 떨어졌다고, 프로야구 선수 된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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