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예수’?…교황-트럼프 설전 속 예수 해석도 제각각 [나우, 어스]

김영철 2026. 4. 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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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교황이 트럼프 개인이 아닌 이른바 'MAGA 기독교'라는 종교적 흐름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이 공개적인 일침을 가하는 것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그의 지지자들이 강조해온 이른바 '마가 예수'라는 특정한 종교적 이미지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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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마가 지지자들은 ‘전사형 예수’ 연상
레오 14세는 “하느님은 전쟁 축복 안하신다” 일축
“전쟁 장기화할수록 종교·정치적 분열 심화”
레오 14세 교황(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레오 14세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교황이 트럼프 개인이 아닌 이른바 ‘MAGA 기독교’라는 종교적 흐름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사이의 논쟁의 핵심은 예수에 대한 해석 차이에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이 공개적인 일침을 가하는 것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그의 지지자들이 강조해온 이른바 ‘마가 예수’라는 특정한 종교적 이미지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예수가 자신을 안은 채 머리를 맞대고 있는 그림을 또 다시 게재했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레오 14세 교황은 그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직설적 비판에 신중했다. 이란과의 전쟁을 계기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양측이 최근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것은 수년간 누적된 갈등이 표면화된 결과로, 이란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더욱 격화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레오 14세 교황은 기도회와 SNS 등을 통해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전능에 대한 망상”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레오 14세의 발언에 즉각 받아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2일 레오 14세 교황에 대해 “범죄 문제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선 형편없다”고 맹비난했다. 지난 15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예수와 함께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다시 공유해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사진. 왼쪽은 교황 복장을 한 AI 이미지. 오른쪽은 예수를 연상시키는 AI이미지.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이 정의하는 예수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전통적 기독교가 강조해온 평화주의적 예수상을 강조한 레오 14세 교황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보다 더 전투적이고 강경한 ‘전사형 예수’를 내세운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하나님은 선하기 때문에 전쟁에서 우리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란 전쟁을 “하나님의 섭리 아래 수행되는 전쟁”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성전”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CNN은 “마가 예수의 이미지는 트럼프 지지 집회에서 종종 등장하는, 빨간 ‘마가’ 모자를 쓴 강인한 모습의 예수로 형상화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신이 미국을 지지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인식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레오 14세 교황은 예수를 전쟁을 거부하는 평화의 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과거에 칼을 들었고 오늘날에는 폭탄을 떨어뜨리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이란 전쟁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사회 내부의 종교·정치적 분열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진영이 서로 다른 ‘예수의 이미지’를 근거로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CNN은 “최근 변화는 일부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전통적 예수보다 ‘마가 예수’를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며 “이는 보수 진영이 기독교의 본래 가르침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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