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대통령 "유럽, 잘못된 도덕적 우월의식 가져"
"타인 과소평가 경향…다른 곳보다 뒤처진 점 이해 못 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6/yonhap/20260426184010752tzow.jpg)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유럽을 몰락 직전의 로마 제국에 비유하며 유럽이 다른 나라들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가 주최한 세계 정책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지적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들보다 도덕적·민주적으로 우월하다고 잘못 믿고 있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나는 이것이 서로마 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로마는 국경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인정하려 하지 않았으며,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서로마는 내부 정치 혼란과 경제 붕괴, 군대 약화라는 내부 요인과 게르만족의 침입이라는 외부 요인이 겹쳐 476년 멸망하게 된다.
부치치 대통령은 "유럽이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중요한 싸움에서 계속 패배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가장 똑똑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항상 타인을 폄하하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속해 "우리는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이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분야에서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 비해서도 뒤처져 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20년 동안 우리가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미래에 대해 별로 낙관적이지 않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부치치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유럽연합(EU) 가입 의지는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EU에) 편입될 준비는 돼 있다"며 "우리에게 국경을 열어달라. 우리는 거부권도, 집행위원도, 심지어 여러분의 자금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동유럽 발칸 반도의 세르비아는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으며 2014년부터 가입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EU가 요구하는 내부 개혁과 코소보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 등으로 가입 절차가 더디다.
EU는 최근 세르비아에 민주주의 역행을 멈추지 않을 경우 15억 유로(약 2조6천억원)에 달하는 EU 재정 지원금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제 선거 감시단은 지난달 세르비아 1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폭력과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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