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동서남북] 전작권 환수, 신중하게 추진하는 전쟁 뇌관 제거 작업

지창영 2026. 4. 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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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영 평화협정운동본부 공동대표

미국 패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은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는 일과 같다. 성공하면 속박에서 벗어나 자주의 나라를 일으켜 세울 수 있지만 자칫하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돌이켜보면 정치권과 민중이 힘을 합쳐 윤석열과 한덕수, 김용현을 비롯한 반헌법 행정부 일당과 군부 일당의 내란을 진압한 것은 정치적 혼란을 수습한 일을 넘어서서 전쟁의 뇌관을 제거한 일이었다.

젤렌스키가 있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고, 네타냐후가 있어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의 주범이 됐듯이 내란 세력이 권력을 계속 휘둘렀다면 한반도 역시 전쟁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란 진압으로 당장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그것으로 전쟁의 뇌관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동맹의 이름으로 파병을 요구하는 미국 앞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면 위험은 여전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에 군사 주권을 맡겨 놓고 있으며 미국의 패권 유지에 필요한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말했듯이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자체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이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이익에 복무하는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는 일에서 작전권 환수는 중요한 작업이지만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전작권 환수 의지를 공식 천명하며 미국과 끈질긴 협상 끝에 2012년 4월17일을 기한으로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최종 합의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 성사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청와대에서 미국 연방상원 의원단을 접견하면서 한국이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해 미국의 부담을 줄이고, 최소한 한반도 인근에서 우리 자체적으로 동북아의 안전과 평화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필요한 일은 작전권 환수 외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 있다. 이들 모두가 정교하게 설계돼 있고 서로 연동돼 있어 하나라도 섣불리 건드리면 화를 입을 수 있다. 폭발물 다루듯 조심하고 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방위에서 매우 신중하게 대미 관계 정상화를 실현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게시한 SNS 글에서 이스라엘에 대하여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언급했으며 같은 날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이 지적한 테러를 포함, 모든 형태의 폭력과 반인권적 행태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인도법과 인권은 예외없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여 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하여 대한민국이 나서서 목소리를 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는 미국이 연루된 사건이기도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지적은 간접적으로 미국을 질타하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파병 요구에 대한 미온적 태도 그리고 전작권 환수에 대한 의지와 함께 대한민국의 자주권을 향한 조심스러운 행보로 묶일 수 있다.

전작권 환수와 같이 자주권을 찾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은 단호하게 추진해야 한다. 국민의 지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수월해질 것이다.

/지창영 평화협정운동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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