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보존 가치 높은 북성포구

이문일 논설위원 2026. 4. 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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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일 논설위원

북성포구(중구 북성포길 49)는 인천 해안에 유일하게 남았던 갯벌 포구이다. 일몰과 야경의 아름다움으로 색다른 인천항만 풍광을 조망할 수 있어 사진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으로 유명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일부 영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인근에 월미도·개항누리길·차이나타운·제물포구락부·송월동 동화마을 등이 위치해 관광지로도 함께 이용된다.

북성포구를 끼고 돌아나가면 한때 '똥마당'으로 일컫던 마을이 나온다. 상당수 인천인은 북성포구 자체를 이렇게 부르기도 했다. 포구 주변 이 동네에는 6·25전쟁 직후 이북에서 피난 내려온 이들이 판잣집을 짓고 터를 잡았다. 피난민 정착촌에는 공동화장실이 있었는데, 많은 주민이 사용하는 만큼 위생적이지 못한 '불순물'이 북성포구로 흘러들어 이런 별칭을 얻었다고 한다.

예전에 북성포구는 사계절 내내 파시(생선 시장)를 찾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봄철이면 조업을 마친 배 위에 주꾸미와 꽃게 등 각종 생선이 가득 펼쳐졌고, 시민들은 배에 올라 수산물을 고르며 흥정을 벌였다. 가을에는 전어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김장철이 다가오면 생새우와 젓새우를 양손 가득 사서 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그런 선상 파시는 자취를 감췄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수로 인근 공유수면 매립 공사를 준공한 2020년 이후부터다. 갯벌 32만㎡ 중 7만㎡를 준설토 투기장으로 메우고, 주변 호안 152m를 정비했다. 매립 과정에서 쌓인 뻘로 수심이 얕아지면서, 배의 입출항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뻘이 갯고랑을 막으니, 배들은 제대로 들어올 수 없게 됐다. 조업을 마친 배가 포구로 입항할 수 있는 시간이라야 기존 물때보다 1시간30분가량 늦어 제때 수산물 거래는 물 건너 갔다.

결국 어민들은 연안부두에서 일부 수산물을 북성포구로 옮겨 판매하고 있다. 배가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 바로 생선을 사 갔던 손님들도 이제는 시장에서 떼다 파는 줄 안다. 방금 잡은 수산물을 눈으로 보고 사는 선상 파시의 의미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민들은 매립지 일부를 어항구로 지정해 항로를 준설해 달라고 요구한다. 조수 간만의 차와 관계없이 선박 접안이 가능한 부잔교 설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선상 파시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라고 한다.

한창 번성했던 북성포구가 지금은 쇠퇴했지만, 많은 인천인은 여전히 해안 갯골로 어선이 드나들던 때를 떠올리며 어떻게 해서라도 '보존가치'를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국에선 얼마 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북성포구를 자연유산으로 선정한 일을 기억했으면 싶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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