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대리등록은 업무방해죄” 의견… 진보 경기도교육감 경선 ‘무효론’ 확산
유은혜 예비후보 측 이의제기
가입비 대납 확인 땐 범죄 성립
선관위 자격심사 권한여부 관건

26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혁신연대는 지난 24일 "확정된 단일화 후보를 취소하거나 그 효력을 정지할 정도의 선거과정상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은혜 예비후보 측의 이의 제기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해 같은 날 혁신연대 일부 운영위원들은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업무방해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 논란이 된 선거인단 대리 등록·등록비 대납
유은혜 예비후보 측은 지난 22일 특정 후보 측이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원격에서 인증과 결제를 도와주겠다'는 안내전화 문자를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기기로 접속해 가입을 진행하라'는 취지의 안내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유 예비후보 측은 관련 녹취록과 카톡 안내 문자,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유 예비후보 측은 "단순한 절차상 문제가 아니라 후보선출을 위한 명분과 원칙을 무너뜨린 행위"라며 "경선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한 중대한 사안으로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단일화가 원천 무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선거인단은 만 16세 이상 도민을 대상으로 모집했다. 카카오톡, 네이버, 통신사(PASS) 등을 통한 도민 인증 절차를 거친 후 3천 원의 가입비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때 가입비는 대리 등록 및 납부 방지 등을 위해 본인 명의로 결제하도록 제한했다.
# 사실관계 확인 중요…범죄 성립
법조계에선 후보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대리등록, 대납이 이뤄진 경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현 법무법인 최재웅 변호사는 "업무방해죄는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되거나 업무의 적정성 등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성립될 수 있다"며 "또 이 사안은 비슷한 유형의 대법원 판례가 있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명 법무법인 이승형 변호사도 "유 예비후보 측 주장이 사실관계가 입증되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며 "대법원도 이런 비슷한 사례를 엄격하게 판결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을 속이거나 착각하게 만들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할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 범죄 성립 요건은?
법조계에 따르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혁신연대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인단 자격여부를 심사할 권한과 의무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선관위가 선거인단 자격 심사 권한 없이 단순 선거절차만 진행했다면 대리 등록과 대납을 기망한 행위로 판단해 범죄 성립 요건을 갖추게 된다.
다만 자격심사 권한이 있는데도 제대로 행사를 하지 않아 발생했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 경우 선관위의 직무유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선관위가 자격심사 권한이 있는지가 범죄 성립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 선관위의 권한과 의무 얼마나 명백하게 명시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유사 사례…대법원 판례도 인정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A당은 경선 현장과 온라인투표로 비례대표를 선출했다. 이 과정에서 B씨 등은 선거권자들로부터 인증번호만 받은 후 그들 명의로 특정 후보자에게 전자투표를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11월 대법원은 "당내 경선은 정당의 대표자나 대의원을 선출하는 절차와 달리 국회의원 당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절차로서 직접투표의 원칙"이라며 "그러한 경선절차의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 경선에도 직접·평등·비밀투표 등 일반적인 선거원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대리투표는 허용되지 않는다"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김기원·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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